양현종과 KIA는 22일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통보된 포스팅 결과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전달 받았다. 미국 언론을 통해 최고금액을 써낸 구단은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의 미네소타로 드러났다.
하지만 양현종의 포스팅 금액이 예상했던 기대치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KIA는 일단 수락 여부를 뒤로 미뤘다. 포스팅 금액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광현(SK)보다 다소 낮거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현은 샌디에이고 구단으로부터 200만 달러를 제시받았다.
미네소타는 올 시즌 70승 92패(승률 0.432)를 기록, 지구 꼴찌에 머물렀다. 2010년 지구 1위로 반짝한 것을 제외하면 최근 4시즌 3차례나 꼴찌에 그치며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올 시즌 30개 메이저리그 구단 중 두 번째로 높은 팀 평균자책점인 4.57을 기록하는 등 마운드가 허약한 대표적인 팀 중 하나다. 투수들에게 불리한 아메리칸리그 소속이라는 것도 고려해야할 부분이다.
양현종이 미네소타에 입단하게 된다면 경쟁 가능성은 충분하다.
미네소타는 지난해 16승을 거둔 에이스 필 휴즈를 제외하면 믿을만한 선발투수가 부족하다. 150이닝 이상 소화한 선발투수가 3명뿐이고 그나마도 우완 일색이다. 좌완인 양현종은 4~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선발진에 진입하지 못하더라도 불펜 역시 약한 만큼 양현종의 기회를 노릴만한 여지는 많다.
낮게 알려진 포스팅 금액도 시각이 엇갈린다. 양현종의 몸값이 김광현의 200만 달러에 다소 못 미친다고 하더라도 미네소타의 사정을 감안했을 때, 양현종에 대한 저평가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미네소타는 전통적으로 뉴욕이나 LA같은 빅마켓 구단이 아니라 외부 선수영입에 많은 액수를 제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포스팅 금액에 KIA가 동의한다고 해도 양현종 본인과의 연봉협상은 또 별개다.
실제로 미네소타 입장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아시아 투수를 영입하기 위해 오히려 과감한 배팅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 미네소타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선수들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표해온 구단이기도 하다.
관건은 KIA 구단과 양현종 의지다. KIA 구단과 양현종은 23일 포스팅 수용 여부를 놓고 면담을 가졌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KIA 구단은 좀 더 신중하게 숙고해보자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KIA 구단은 양현종의 해외 진출을 용인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명분이 필요했다. 지난해 완전 FA로 미국에 지출한 윤석민에 이어 양현종 마저 헐값에 내준다면 KIA로서는 손실이 너무 크다. 만족할 만한 조건이 나오지 않을 경우, 내심 양현종의 잔류도 기대했던 상황이다.
양현종은 일단 포스팅 금액을 수용하고 협상을 거쳐 최종결정을 내리기로 구단 측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 협상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제안을 받는다면 메이저리그 도전의 꿈을 잠시 접고 국내로 유턴하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아니라도 일본행 가능성도 열려있는 데다 국내에 잔류하더라도 2년 뒤 완전 FA 자격을 얻는 양현종으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다. 충분히 신중하게 여러 가지 조건을 감안하며 실리를 노릴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낮은 포스팅 금액에 당황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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