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집 발매' 서태지, 아름다운 동화로 거듭날까?

데일리안 =김유연 기자

입력 2014.10.22 09:51  수정 2014.10.22 09:54

신비주의 벗는 파격적인 행보·대중적 음악 '눈길'

딸 삑뽁이 향한 애정·후배 아이유에 고마움 전해

서태지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9집 앨범 ‘콰이어트 나이트’ 발매 기념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5년 만에 귀환한 서태지가 모든 이들을 위한 동화를 구연해 낼 수 있을까?

정규 9집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를 발매한 서태지가 2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컴백 기자회견을 열었다.

1990년대 서태지는 ‘난 알아요’, ‘컴백홈’, ‘교실 이데아’ 등의 노래를 발표하면서 ‘문화 대통령’이라 불렸다. 오랜 공백 기간을 깨고 돌아온 서태지의 9집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는 첫 주문 물량만 5만장을 돌파하며 ‘문화 대통령’ 다운 저력을 과시했다.

무엇보다 서태지는 컴백을 앞두고 파격적인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서태지는 그간 고집해오던 신비주의를 벗고 예능 프로그램이나 컴백 이벤트 콘서트 등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인 것.

‘국민 MC’ 유재석이 진행하는 KBS 2TV '해피투게더3'에 단독 게스트로 출연하는 것을 비롯해 뮤직비디오 촬영 등 색다른 행보는 그동안 이미지를 탈피하고 자신을 내보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에 충분했다.

이에 대해 서태지는 “이번 컴백이 특별히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전에도 앨범 발매 때마다 토크쇼에 출연했다. 이번에는 특별하게 유재석 씨와 함께 했을 뿐이다. 9집이 예전보다는 좀 더 대중적인 음악이라 좀 더 많은 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활동 방식이 조금 달라지긴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민 여동생’ 아이유를 선택한 서태지의 선택은 탁월했다. 앞서 아이유와 서태지 버전 ‘소격동’과 타이틀 곡 ‘크리스말로윈(ChristMalo.win)’이 선공개 돼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에 서태지는 후배 가수 아이유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서태지는 "'소격동'은 아이유를 업고 다니고 싶을 만큼 덕을 많이 봤다. 10대들에게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줬다“며 ”사실 아이유가 데뷔했을 때부터 (아이유) 음악을 많이 들었다. 아이유 보이스 컬러가 보물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젊은 여성가수가 그런 감성을 갖고 있는 것은 기적같은 일"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5년 만에 귀환한 서태지가 정규 9집 '콰이어트 나이트'로 '문화 대통령'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크리스말로윈' 뮤직비디오 캡처

하지만 결국 오랜 공백 기간을 깨고 그가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가장 좋은 무기는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이다.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 팬들에게 조차 변절자라는 얘기를 들을 만큼 대중적인 음악으로 돌아왔다.

서태지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과 선공개곡 ’소격동‘을 비롯해 총 9개 트랙을 담았다.

시대를 향한 깨어있는 의식과 날카로운 시선이 담긴 노랫말 역시 변함없었다. 치열한 사운드 실험을 통해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는 ‘서태지’라는 아이덴티티는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이제는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가장으로서 돌아온 그는 조금 달라져 있었다.

연신 딸 삑뽁이를 언급하며 “딸 삑복이가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하던 그는 “평소 노래에 대한 영감은 여행에서 얻는다. 특히 이번 앨범의 강렬한 이미지는 2세에게 받았다. 9집 앨범의 뮤즈는 나의 딸 '삑뽁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크로스말로윈'을 비롯해 '소격동', '나인틴스아이콘' 등은 ‘내 딸이 들으면 어떨까’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음반 재킷도 딸의 모습이다. 딸의 6~7세 모습을 상상해서 만들었다”며 딸바보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서태지는 또 “변절자라는 얘기는 시나위하고 나서 '난 알아요' 때부터 들어왔다. 이번에 가정이 생기고 가족들과 같이 지내면서 확실히 여유가 많이 생기고 행복한 느낌이 많았다. 그런 부분이 고스란히 음악에 전달이 됐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문화 대통령’, ‘문익점’이라는 평가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익점? 수입업자라는 평은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서태지의 시대는 90년대에 끝났다고 생각한다. '문화대통령'이라는 타이틀도 과분하다. 족쇄같은 느낌도 든다. 누군가 빨리 가져갔으면 좋겠다. 선배로서 후배들을 지켜보며 편하게 음악을 하고 싶다”는 서태지.

‘문화대통령’이라는 무게를 내려두고 음악으로서 인정받고 싶다는 서태지의 포부. 어른과 아이가 함께 들을 수 있는 한 권의 동화책이라는 콘셉트는 과연 대중들에게 아름다운 동화로 기억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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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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