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3+2년?’ 재계약 택한 KIA 속내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4.10.20 09:10  수정 2014.10.20 09:41

납득가지 않는 2년 재계약, 실상은 5년 계약?

전면적 리빌딩 착수, 진정한 지도력 선보여야

KIA 구단의 선택은 모든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다시 한 번 선동열이었다. ⓒ KIA 타이거즈

준플레이오프 1차전보다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소식이 있었다. 바로 KIA의 선동열 감독 재계약 발표였다.

KIA는 19일 “선동열 감독과 2년간 총액 10억 6000만원(계약금 3억원, 연봉 3억 8000만원)에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선 감독도 구단 측을 통해 “지난 3년간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해 타이거즈를 응원해 주신 많은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재신임 해 준 구단에 감사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백업 육성과 수비 강화 등 기초가 튼튼한 팀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반전이 아닐 수 없다. 야구계에서는 선동열 감독이 내년 시즌 KIA의 지휘봉을 잡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12년 팀을 맡은 후 3년간 뚜렷한 성과 하나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임 당시 ‘레전드의 귀환’이라며 타이거즈 팬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단 한 번도 팀을 가을 잔치로 이끌지 못했고, 이로 인해 잔류의 명분 또한 마련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올 시즌 끝까지 계약 기간을 보장받은 부분에 대해 기적이라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구단 측은 예상을 뒤엎고 선동열을 택했다. 특히 모기업에서 선 감독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자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래도 의문점은 남는다.

먼저 계약기간이 미스터리한 부분이다. 선동열 감독은 지난 2009시즌 후 전임 사령탑을 맡았던 삼성과 5년 총액 27억원(계약금 8억원+연봉 3억 8000만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그리고 재계약을 맺은 지 불과 1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당시 삼성 구단은 선 감독을 ´구단 운영위원´으로 위촉했고, 남아 있는 연봉을 보전해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선 감독은 불과 1년 뒤 삼성이 제공한 조건을 포기하고 고향팀 KIA와 계약을 맺었다.

조건은 3년간 총액 16억 4000만원(계약금 5억원+연봉 3억 8000만원)이었다. 그리고 이번 재계약까지 더한다면 2009년 삼성과 맺었던 액수는 물론 계약금, 연봉까지 딱 맞아떨어진다. 애당초 KIA와 선 감독이 5년 계약을 맺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닌 이유다.

앞으로 KIA는 향후 2년간 선동열호에 몸을 실어 다시 닻을 올린다. KIA의 선동열 시즌2 화두는 역시나 ‘리빌딩’이다.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은 윤석민과 이용규가 팀을 이탈했고, 트레이드와 은퇴 등의 형식으로 2009 우승 멤버의 대부분이 타이거즈 유니폼을 벗었다. 게다가 올 시즌을 끝으로 키스톤 콤비였던 안치홍과 김선빈이 군입대를 택했다. 전면적 리빌딩이 불가피한 것이 KIA의 현주소다.

리빌딩을 위해서는 파격적인 인사 조치도 필요하지만 팀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령탑 선임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3년간 선수들의 땀방울을 보아왔던 인물이 바로 선동열 감독이라 후자의 경우라면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

선동열 감독은 복장이다. 삼성 시절에는 전폭적인 지원으로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을 거느렸고, KIA에 와서도 이에 못지않은 대우로 많은 선택지가 있었다. 하지만 내년 시즌은 다르다. 사실상 제로에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그의 진정한 지도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 번 더 기회를 얻은 선동열 감독이 여론의 비난을 잠재울 결과물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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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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