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동거’ 김동주-두산…빠를수록 좋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4.07.10 14:45  수정 2014.07.10 14:52

2군 생활 지친 김동주 “다른 팀 보내 달라” 요구

구단에 필요 없다면 프랜차이즈스타 걸맞은 배려 필요

김동주의 거취가 올 여름 프로야구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 데일리안 DB

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잊힌 '두목곰' 김동주(38·두산 베어스) 거취가 두산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김동주가 최근 두산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김동주는 1998년 프로 데뷔 이래 오직 두산에서만 16년간 활약한 자타공인 두산의 프랜차이즈스타다. 2001년 우즈-심정수와 함께 한국야구 역대 최고의 중심타선 중 하나로 꼽히는 '우동수 트리오'의 일원으로 두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아마 시절에는 국가대표 부동의 4번 타자로 활약했고,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중심타자로 활약하며 한국에 금메달을 안긴 바 있다.

하지만 2013시즌부터 김동주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다. 부상과 부진이 겹쳐 고작 28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해 5월 중순 2군에 내려간 김동주는 더 이상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다. 2군에서 재활하고 있는 동안에도 김진욱 전 감독과의 불화설, 2군에서 태업논란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끊이지 않았다.

올 시즌 2군에서 시작한 김동주는 어느 때보다 절치부심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던 4월경에는 1군 콜업이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송일수 신임감독은 웬일인지 김동주에 눈길을 주지 않았다.

올 시즌이 벌써 전반기가 끝나가는 시점이 왔지만 김동주는 여전히 2군에 머물러 있다. 향후 두산의 전력 구상에 김동주가 더 이상 포함돼 있지 않은 게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았다.

물론 선수기용은 감독의 고유권한이다. 하지만 송일수 감독의 모호한 태도는 김동주의 거취에 대한 논란에 도리어 불을 붙인 꼴이었다. 송일수 감독은 김동주의 트레이드 요청 보도가 나온 이후에도 "김동주의 기용은 내가 결정한다. 팀이 필요로 하면 1군에 부르고 그렇지 않으면 부르지 않는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그러나 김동주가 1군에 승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자격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다만 "팬들의 비난여론이 있어도 감수하겠다"고 덧붙였다. 듣기에 따라서는 김동주에 대해 별로 연연하지 않는 태도로 비칠 수 있다.

두산에서 김동주는 평범한 선수가 아니다. 오랫동안 팀을 위해 꾸준히 헌신해온 베테랑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다. 물론 주전경쟁에 다른 선수들과 동일하고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 선수만의 가치와 활용도를 논할 땐 베테랑에 걸맞은 최소한의 예우도 필요하다.

김동주의 나이도 어느덧 불혹을 바라본다. 기약 없이 2군에서 코칭스태프의 부름을 기다려야 하는 무명선수나 어린 유망주가 아니다. 두산에서 여전히 김동주가 필요하다면 그에 걸맞은 동기 부여와 관리방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더 이상 김동주가 필요 없다면 그동안 팀에 헌신한 선수의 가치를 감안해서도 길을 열어주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두산 구단은 일단 김동주와 면담을 한 후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지만, 결론은 빠를수록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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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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