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의 이대호(32·소프트뱅크)가 이틀 만에 홈런포를 가동하며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대호는 1일(한국시각) 호토모토 필드에서 열린 ‘2014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 6회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솔로 홈런을 쳤다.
현재 이대호는 타율 0.290 4홈런 9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율은 퍼시픽리그 11위, 홈런과 타점은 각각 공동 8위와 공동 28위에 불과하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세 번째로 많은 4억엔의 연봉을 감안하면 다소 실망스러운 수치라 할 수 있다.
리그 최강이라 불리는 소프트뱅크의 중심타선에서도 이대호의 기록이 가장 떨어져 보인다. 3번 타자인 우치카와 세이이치는 타율 0.374 6홈런 22타점으로 팀 타선을 이끌고 있으며, 5번 타자 하세가와 유야(타율 0.390)는 아예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마츠다(타율 0.302 6홈런 18타점)까지 터져주고 있는 소프트뱅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막 이후부터 지금까지 팀의 4번 타자 자리는 여전히 이대호가 굳게 지키고 있다. 다소 평범한 기록이지만 이대호를 중심으로 공격이 전개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기록들로 인해 상대 투수들에게 공포감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세이버 매트릭스의 지표 가운데 하나인 RC(Runs Created, 득점 생산 지수)에서 17점을 기록 중이다. 하세가와와 우치카와가 각각 22점, 26점이란 점을 감안하면 1할에 가까운 타율 차이는 큰 의미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추정 득점 지수인 XR에서도 이대호의 무서움이 나타난다. 16.85를 기록 중인 이대호는 XR27(경기당 추정 득점)에서도 6.07로 리그 상위권에 위치해있다.
돔구장에 유독 강하다는 점도 이대호를 특별하게 만들고 있다.
이대호는 올 시즌 세이부와의 맞대결에서 타율 0.227로 부진하지만 세이부돔 원정에서는 타율 0.556로 불을 뿜었다. 또한 오릭스의 홈 교세라 돔에서는 타율 0.375 1홈런을 기록 중이며 홈 구장인 야후돔에서도 타율 0.314 1홈런으로 뜨거운 방망이를 손에 쥐고 있다.
퍼시픽리그에는 소프트뱅크를 포함, 6개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라쿠텐 이글스(클리넥스 스타디움)와 지바 롯데(QVC 마린필드)를 제외하면 모두 돔 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다. 또 다른 돔구장에 위치한 니혼햄 파이터즈(삿포로돔)와는 아직 맞대결을 펼치지 않았다.
사실 이대호는 최근 타격부진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친정팀 오릭스와의 맞대결은 이대호 입장에서 호재였다. 투수들의 공이 익숙한데다 지난해까지 홈구장으로 썼던 곳에서 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시즌 4개 홈런 가운데 3개가 오릭스전에서 나오고 있다.
오릭스전에 강세를 보인다는 점은 팀 입장에서도 반가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까지 만년 하위팀이었던 오릭스는 아직 초반이지만 퍼시픽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2경기 차로 바짝 쫓고 있어 앞으로의 맞대결에서 이대호 역할에 무게가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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