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혜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국회에서 철도파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노사정 중재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입을 다물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철도파업의 여파가 채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새누리당 지도부를 만나 일종의 ‘인사청탁’을 했다고 한다.
최 사장은 16일 새누리당 초고위원회의 직후 국회에서 황우여 대표와 약 20분간 면담을 했고 이 자리에는 홍문종 사무총장도 참석했다.
황 대표는 최 사장 면담후 기자들과 만나 “지역구 때문에 만났다”며 “자기 지역구였으니까 자기 좀 정치하고 싶은데 돌봐달라는 그런 얘기”라고 최 사장의 부탁 내용을 밝혔다.
최 사장은 지난 총선때 대전 서구을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나섰지만 민주당 박범계 의원에게 패배한 뒤 이 지역 당협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지난해 10월 코레일 사장에 임명됐고 현재 당협위원장 자리는 내놓은 상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최 사장이 향후 선거 출마를 고려해 후임 당협위원장에 자신의 측근을 추천했거나 임명을 연기해 달라는 당부를 하지 않았겠느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코레일 측은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국민과 당에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한 사과와 신년 인사를 드리기 위한 것이었으며 당협위원장 임명에 대한 의견전달이 목적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 사장이 황 대표를 만나 어떤 식으로든 지역구 이야기를 한 것은 사실일 것이고 이에 대한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소속 노조원들에 대한 구속영장 집행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 밥그릇만 챙기려는 최 사장의 행태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최 사장은 코레일 사장에 취임한지 이제 막 4개월째를 맞고 있다. 아직 코레일 사장으로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나중을 위해 이런 행동을 했다는 것은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산업부 최용민 기자.
현재 코레일은 철도노조 파업 후유증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로 여전히 내부는 소란스럽다. 민영화 논란과 노조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언제든 문제가 다시 터질 수 있는 활화산인 것이다.
특히 코레일은 현재 부채비율이 정부 관리기준인 200%의 두 배를 넘어 445%에 달해 주요 개혁 대상으로 꼽히는 공공기관이다. 여기에 용산개발 무산에 따른 대규모 소송전도 코레일의 큰 숙제로 남아있다. 최 사장이 리더십을 발휘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는 소리다.
무엇보다 최 사장은 철도노조 파업 당시 논란이 됐던 ‘말바꾸기’ 논란에 대해 정확하게 해명하고 코레일 가족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
전 철도대학 총장으로 언론을 통해 ‘철도 민영화’와 ‘경쟁체제 도입’을 강하게 반대했던 최 사장은 코레일 사장이 되자 입장을 바꿔 ‘말바꾸기의 달인’으로 비판받은 바 있다.
최 사장은 코레일 역사상 첫 여성 사장이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 왔다. 부드러운 여성 리더십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룰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최 사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우려스러운 점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코레일 사장으로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정치를 하고 싶은 최 사장의 미래 또한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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