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막대한 자금력으로 신세계까지 ‘사냥’

송창범 기자 (kja33@ebn.co.kr)

입력 2012.09.27 16:01  수정

신세계 점포 3위 인천점 있는 '인천종합터미널' 인수 나서, 12월 확정

유통가, "상도의에 어긋나는 일, 자금으로 유통질서 무너뜨린다" 지적

롯데, 서울역 콩코스 이어 인천터미널까지 서울·인천 주요 거점 접수

신세계백화점이 15년간 공을 들여온 인천종합터미널 백화점인 신세계 인천점이 롯데쇼핑에 빼앗길 상황에 처하게 됐다.

최근 서울역사 내 위치한 한화갤러리아 콩코스 매장을 차지하게 된 롯데쇼핑이 이번엔 유동인구가 많은 인천종합터미널 내 있는 신세계인천점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유통업계는 우려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 롯데쇼핑이 유일한 경쟁사인 신세계백화점 마저 막대한 자금력으로 눌러버리고 있어, 국내 유통시장이 롯데쇼핑의 독점체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27일 유통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시가 재정 압박을 타개하기 위해 자산 매각을 추진하던 중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및 건물 매각에 관심을 보인 롯데쇼핑이 막대한 자금을 제시하자 인천시가 롯데쇼핑과 투자약정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에서는 인천시가 현재 재정난 해소가 급한 상황인 만큼, 롯데의 제안에 선듯 나섰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쇼핑 측은 인천시가 먼저 제안을 했고, 거기에 롯데 측이 선택을 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롯데쇼핑 한 관계자는 “인천시가 롯데 외에 다른 곳과도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인천시가 먼저 롯데측에 인수제안을 했고, 여러가지 조건을 검토한 후에 MOU를 체결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앞으로 어떤 식으로 진행될 지는 확정된 게 없다”며 “오는 12월 본계약이 체결될 예정으로, 그때는 돼야 종합터미널 활용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현재 이곳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인천점이다. 신세계인천점은 오는 2017년까지 지 인천시와의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상태다.

만약 오는 12월 인천시와 롯데쇼핑이 본계약을 체결해 인천종합터미널 부지가 롯데에 넘어갈 경우 신세계백화점은 앞으로 5년간 롯데에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며, 5년 후에는 신세계인천점 부지에 롯데백화점이 들어설 전망이다.

따라서 관련업계에서는 앞으로 5년이란 계약기간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더군다가 롯데가 만약 이대로 인천종합터미널을 인수하게 될 경우, 영업중인 경쟁사 점포를 막대한 자금으로 빼앗은 사례가 될수 있어 유통시장 내 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롯데백화점은 인천종합터미널 바로 옆에 이미 인천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부평점과 인천과 인접한 부평시 중동점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인천지역은 물론 경기 서부권을 통틀어 인천점이 유일하다. 특히 신세계 인천점은 신세계백화점 10개 점포 중 매출 3위를 기록할 만큼 핵심점포로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이에 따라 신세계인천점이 롯데에 넘어갈 경우 신세계는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관련업계에선 롯데가 주변에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신세계 인천점을 먹잇감으로 삼으려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미 유통시장을 꽉 잡고 있는 유통공룡 롯데가 경쟁사들이 잘 되는 것을 보지 못하는 '놀부심보(?)’가 아니냐는 말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인천점이 버젓이 영업 중인 상황에서 롯데가 이같은 행동을 하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나는 일 아니냐"고 꼬집었다.[데일리안= 송창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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