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토레스는 지나치게 잘 생긴 탓에 작은 실수 하나도 크게 부풀려져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페르난도 토레스(28·첼시)는 여린 꽃미남 외모 덕에 스페인 대표팀의 얼굴마담으로 불린다. ‘축구판 로드맨’ 마리오 발로텔리(21·맨체스터 시티)는 돋보이는 피부색으로 인해 이탈리아 대표팀의 막내임에도 캡틴 잔루이지 부폰보다 더 주목받는다.
문제는 잘할 때는 자국 언론의 띄워주기에 신이 나지만, 조금이라도 부진하면 혼자 독박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지난 11일 폴란드 그단스크 아레나서 열린 UEFA 유로 2012 스페인-이탈리아 C조 1차전이 대표적인 예다. 1-1 무승부로 끝난 이날 경기에서 둘 모두 자국 언론의 십자포화를 얻어맞고 ‘정신적 그로기'에 처했다.
스페인 언론과 자국민들은 담합(?)이라도 한 듯, 토레스 이름 대신 그의 등번호 ‘9번’을 지칭하며 “9번 때문에 이길 경기를 놓쳤다” “이탈리아는 에스파냐의 어수룩한 9번에 감사해야 한다” “9번의 마무리는 촌스러움 그 자체였다” 등 혹평을 쏟아냈다.
사실 토레스는 큰 잘못이 없다. 스스로 빗장수비 이탈리아 디펜스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허무는 영리한 움직임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단지, 토레스는 이날 컨디션이 좋았던 ‘세계 톱 골키퍼’ 부폰의 신들린 선방쇼에 울었을 뿐이다.
부폰은 후반 31분 토레스와 1대1 상황에서 토레스의 개인기에 속지 않았다. 그리고 후반 40분 다시 한 번 맞선 1대1 장면에서도 먼저 각도를 좁히고 나와 토레스의 실축을 유도했다. 과연 공격수와의 ‘수 싸움 1인자 부폰’다운 플레이였다.
발로텔리 역시 토레스와 동병상련 처지다. 발로텔리는 후반 9분 스페인 수문장 이케르 카시야스와 1대1로 맞선 상황을 살리지 못했다. 집념의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레알마드리드)가 추격해와 ‘명품태클’로 발로텔리의 공을 커트한 것.
이 장면 직후, 이탈리아 코치진은 후반 10분 발로텔리를 안토니오 디 나탈레와 바꾸는 질책성 교체를 단행했다.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후반 9분 상황은 발로텔리가 아니었다면 단독찬스 장면이 나오기 어려웠던 까닭이다. 스페인 최후방 진영서 이탈리아 선수 중 유일하게 발로텔리만 전진 압박했고, 라모스의 볼트래핑 실수를 유발해 공을 가로챘다.
비록 라모스의 실수만회를 위한 ‘초인적인 힘'에 의해 공격기회가 무산됐지만, 발로텔리 근성이 만들어낸 득점기회였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지나치게 부각된 이미지 탓에 작은 실수조차 부풀려져 엄청난 비난을 몰고 온 면이 많다. 가련한 토레스와 발로텔리를 위한 변명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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