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05.10.15 10:30 수정 2005.10.16 11:51"천정배의 지휘권 발동은 여권에 치명적 자충수 될 확률 높아"
"문희상은 육갑질을 한 것이고 정동영은 꼴값질을 한 것"
새해가 되면 흔히 갑자년(甲子年), 을축년(乙丑年), 병인년(丙寅年), 정묘년(丁卯年) 하고 그 해의 간지(干支)를 표기한다. 간지는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 의 10개의 천간(天干)과 12종류의 동물(띠)로 구성된 지지(地支)를 한자씩 합성한 것이다. 천간은 10개고 지지는 12개다보니 양쪽을 조합하면 총 60개가 되는데 마지막은 癸亥(계해)가 된다. 그것을 ´육십갑자(六十甲子)´라고 하고 그냥 줄여서 ´육갑(六甲)´이라고도 한다. 환갑(還甲)잔치의 의미는 만 60세가 되어 자신의 출생간지와 동일한 간지로 돌아 온 것을 기념하는 것이다.
육갑(六甲)은 간지(干支)가 원위치로 돌아올 만큼 오래 산 사람의 지혜와 경륜을 우러르는 말이다. 그런데 어쩌다가 그 좋은 말이 나쁜 뜻으로 불려지게 되었을까? 국어사전을 보면 ´육갑을 떤다´ 라는 의미가 "격(육갑)에 맞지 않는 짓을 한다는 뜻으로 남의 행동을 얕잡아 이르는 말" 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이치에 어긋나는 경우, 분수에 맞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할 때, 되지 못한 게 된 척하고 까불 때, ´육갑을 떤다´ 고 일컫는다.
강정구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정국은 ´육갑질의 대행진´ 이라고 일컫을만큼 희화화(戱畵化)되어 가는 양상이다. 점입가경이다. 열우당의 전, 현직 당의장인 신기남과 문희상이 강정구의 사법처리를 반대하고 나서자 천정배 법무부 장관은 강정구를 불구속 수사하라고 지휘권을 발동하였다.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인가? 천정배를 좀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필자로서는 이번 일로 뒤통수를 크게 얻어맞은 기분이다. 천정배가 이토록 어이없는 육갑을 떨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매우 민감한 사안과 직간접으로 맞물려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거의 행사되지 않고 있다. 이번 일로 검찰총장은 어떤 식으로든 정치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으며 천정배의 지휘권 발동이 자신의 소신에 맞지 않을 경우, 스스로 옷을 벗고 나가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지검 부장단들은 총장사퇴를 불사한 강경대응 일변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검찰총장이 사퇴하고 검찰 지도부까지 동반사퇴할 경우, 여론의 후폭풍은 거의 카트리나 급으로 여권을 강타할 전망이다.
아니, 엄연한 범법자를, 그것도 배째라는 식의 막가파적 범죄를 수시로 자행하면서 대한민국의 국기(國基)를 고의적으로 어지럽히는 범인의 구속수사를 막기 위하여 검찰총장의 사퇴까지도 불사하겠다?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 강정구는 언론매체나 민간단체를 통하여 지금도 계속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런 자를 구속수사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해당기관의 직무유기다. 그런데 강정구의 불구속 수사를 위해 법무부장관이 지휘권을 발동했다니... 이 정도 육갑이면 거의 해외토픽감 아닌가?
"당장 구속수사하라!" 고 검찰수뇌부를 닥달해도 시원찮을 판국에 구속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지휘권을 발동했다니 이게 대체 어느 나라 법무부 장관이란 말인가? 천정배의 독단적 결정인지, 아니면 현 집권세력의 비밀시스템에 의한 칙령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번 천정배의 지휘권 발동은 검찰총장의 사퇴여부와 관계없이 여권에 치명적인 자충수가 될 확률이 높다. 필자는 요즘의 일련의 사태들이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이다. 어떤 거대한 음모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북한의 노동당 60주년 창당 기념으로 벌어지는 아리랑 축전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수백명의 남측 인사들이 평양을 방문하는가 하면 열우당 문희상 의장은 어제 오전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하여 열우당과 북한 조선노동당과의 교류협력을 제안했다. 지난 8월, 민노당 지도부가 남북한 정당간의 첫 당대당(黨對黨) 공식교류를 하겠다면서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민노당의 그 허접한 짓거리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코웃음을 쳤던가? 그러나 이번에 문희상은 민노당 뺨칠 정도로 허접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필자는 노 대통령이 어느 한 순간 맛이 가면서 북한의 조선노동당에 연정을 제안하는 최악의 사태가 오는 게 아닐까, 하고 염려한 적이 있었다. 이번에 문희상의 국회발언은 나의 그런 불길한 예감이 현실화 될 수도 있음을 예고하는 듯 하다. 이 사람들이 지금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일까? 사태가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벌써부터 그림이 훤히 보인다. 열우당과 노동당이 합당을 한 뒤, 김정일이 당의장이 되고 노 대통령이 그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꿈이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악몽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아, 이 글을 쓰는 중에 김종빈 검찰총장이 법무장관의 지휘권 발동을 수용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결국 유유상종인가? 강정구를 불구속 수사하겠다는 것은 강정구가 계속 나발을 불게 내버려두겠다는 뜻이다. 이런 와중에 동국대의 또 한 교수가 ´민교협´ 홈페이지에 ´김일성은 위대한 근대적 지도자이다´ 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제2의 강정구의 등장이다. 아마 곧 제3의 강정구, 제4의 강정구도 등장할 것이다. 뭐, 그것도 괜찮다. 은근히 바랬던 바다. 강정구 패거리들이 설치면 설칠수록 이 나라의 반공의식은 그만큼의 부피로 공고해진다.
제2의 강정구로 등장한 장시기란 인간은 "인도의 간디, 쿠바의 카스트로, 이집트의 낫세르, 그리고 중국의 모택동처럼 김일성은 제3세계 국가들의 국민들이 우러러보는 세계적인 위대한 근대적 지도자의 반열에 아주 우뚝 서 있다" 면서 "그래서 이곳 아프리카인들은 한반도의 싸우스 코리아보다 노쓰 코리아를 더 친근하게 생각한다" 고 썼다. 그는 또 "나는 김일성과 같은 코리안이라는 사실 때문에 이곳 아프리카인들에게 흡족한 대접을 받을 때마다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고 썼다.
이 얼마나 허접한 주장인가? 김일성이 제 3세계 아프리카인들에게 존경을 받는다해서 진짜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있나? 모든 건 역사가 올바르게 평가하는 법이다. 김일성이 일시적으로 또 부분적으로 존경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역사는 그가 神이 된 절대군주로서 북한을 봉건시대로 후퇴시킨 희대의 독재자로 평가할 것이다. 어떻게 인도의 간디와 김일성을 동일선상에 놓고 취급할 수 있나? 그것은 간디에 대한 모독이다. 그것은 마치 예수를 악당으로 오인하도록 진짜 악당 두 명을 십자가 좌우편에 전시하였던 것과 흡사한 짓이다.
황장엽 선생이 지적했듯이 김정일이 전쟁을 일으킬 확률은 없다. 100%없다. 왜냐? 그랬다가는 그 자신이 제일 먼저 골로 간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진시황제 못지 않은 부귀영화를 누리는 그가 무엇 때문에 죽기를 각오하고 전쟁을 하겠는가? 게다가 남한에서 먼저 노동당과 열우당의 교류를 제의해 오는 마당에 미쳤다고 죽을 각오를 하고 전쟁을 하겠는가? 이 나라는 이제 국가보안법이 철폐되고- 하긴 지금도 있으나마나한 법으로 전락했지만- 주한미군만 철수하면 김정일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되어있다.
인터넷에서 문희상이 국회에서 발언하는 모습이 크게 확대된 사진 한 장을 보았다. 얼굴이 마치 호랑이가 표효하는 듯 하다. 아주 잘생긴 얼굴이다. 많은 분들이 문희상의 얼굴을 저팔계로 비유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의 얼굴도 그렇지만 문희상도 아주 사내대장부같이 잘생긴 얼굴이다.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가 그렇게 생겼을 듯 하다. 그러나 그는 생긴 값을 전혀 못하고 있다. 문희상의 이번 국회발언은 천정배는 저리 가라고 할 정도의 엄청난 육갑질이다.
육갑질과 꼴값질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육갑은 글 서두에 설명을 했고... 꼴값은 무슨 뜻인가? 그것은 인물값을 한다는 뜻이다. 막말로 생긴대로 논다는 뜻이겠다. 문희상은 이번에 기생오라비 같은 짓을 했다. 조선노동당과 당대당 교류를 하자는 제안은 오로지 김정일의 비위를 맞추자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아니 어떻게 사내대장부 같이 생긴 사람이 기생오라비 같은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아, 그러고보니 이제야 나는 그 차이를 확실하게 구별할 것 같다. 문희상은 육갑질을 한 것이고 정동영은 꼴값질을 한 것이었다.
데안토 자유토론방 ´베리타스´ 님의 글
이 글은 데일리안 토론방에 네티즌이 쓴 글 입니다. ´토론이 있는 인터넷신문´ 을 표방하고 있는 데일리안은 네티즌 글을 비중 있게 취급해 건전한 토론을 유도하고 건설적인 의견을 도출코자 합니다. 위의 글에 대해서 독자 여러분들의 자유로운 토론을 당부 드립니다. 특히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해 나라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문장이 아주 어긋나거나, 지나치게 과격하거나 균형감각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일부 수정할 수 있음을 밝혀둡니다. 정확한 사실을 바탕으로 글을 써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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