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 이동국(31·전북)이 12년을 기다린 끝에 남아공 월드컵 티켓을 거머쥐었다.
허정무 감독은 1일(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 카펠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참가할 국가대표 최종엔트리 23명을 발표했다. 포지션 경쟁을 펼치던 이근호(이와타)가 끝내 탈락한 가운데 벨라루스전 등 평가전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던 신형민(포항)과 구자철(제주) 역시 제외됐다.
사실 이동국은 최종엔트리 발탁 가능성이 반반이었을 정도로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았다. 허정무 감독도 기자회견을 통해 “이동국은 2,3차전인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전에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 컨디션이 아닌 이동국이 남아공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은 역시 풍부한 대표팀 경험과 골 결정력 때문이다.
이동국은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과 올림픽팀을 겸임하던 지난 2000년 대표팀 A매치에서 7골, 올림픽팀에서 15골을 뿜어내며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시드니 올림픽에서 2승을 거둘 당시 칠레전 결승골을 쏘아 올라 ‘원조 허정무 황태자’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외면 받은 뒤 시련은 시작됐다. 월드컵 직후 열린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자 광주 상무에 입단했고 길고 긴 슬럼프가 이어졌다.
하지만 절치부심, 마음을 다잡은 그는 2004년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시원스런 발리슛으로 한국의 3-1 승리를 이끌며 포효하기 시작했다. 여세를 몰아 2006년 K-리그에서도 시즌 초반 골 폭풍을 몰아치며 월드컵의 꿈을 이어나갔지만 독일 월드컵이 시작되기 직전, 갑작스런 십자 인대 부상으로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이후 2007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지만 리그 0골이라는 굴욕을 맛봤고, 국내 무대로 유턴(성남)한 뒤에도 슬럼프는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전북으로 둥지를 다시 튼 이동국은 K-리그 득점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하며 다시 날아올랐고, 월드컵을 향한 독한 마음자세는 결국 ‘허심’을 돌리는데 성공했다.[데일리안 스포츠 = 전태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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