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밀란 킬러’ 박지성…피를로 막고 8강 견인?

입력 2010.03.10 17:14  수정

[맨유vs밀란]챔스리그 16강 2차전서 AC밀란과 격돌

1차전 피를로 완벽봉쇄 ´다시 한 번´

´산소탱크´ 박지성(29)이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8강 진출을 견인하며 가치를 입증하겠다는 각오다.

맨유는 11일 오전 4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서 열리는 ‘2009-1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AC 밀란과 격돌한다.

이탈리아 산 시로서 치른 1차전에서 무려 3골(3-2)을 넣으며 승리한 맨유는 ‘원정다득점 원칙’에 의거해 0-1, 1-2로 패해도 8강에 진출한다. 2골차 승리가 필요한 밀란이 절대적으로 불리하고, 홈에서 치르는 맨유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만약 박지성이 1차전에 이어 2차전에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하면 또다시 피를로 봉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국내 팬들의 최대 관심은 역시 박지성의 선발출전 여부다. 지난달 17일 AC 밀란과의 1차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아 팀의 3-2 승리에 기여했던 만큼 어느 때보다도 팬들의 기대가 높다.

정교한 전진패스로 웨인 루니와 찰떡 호흡을 과시하며 상대 수비진을 흔든 박지성은 루니가 후반에만 헤딩으로 2골을 넣은 원동력이었다. 또한, 양 팀 선수들 중 가장 많은 활동거리(12.113km)를 기록, 팀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무엇보다 박지성의 공격형 미드필더 전환은 맨유가 이날 경기를 잡을 수 있었던 결정타였다. 퍼거슨 감독은 피를로의 정교한 패스를 중심으로 전개하는 AC 밀란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박지성 카드를 꺼내들었고 이는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박지성은 피를로가 동료들로부터 패스를 받을 수 있는 길목을 차단하기 위해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결국, 피를로는 베컴-암브로시니보다 낮은 39개의 패스를 시도해 27개(69%)만을 성공시키는 등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따라서 이번 2차전에서도 박지성의 포지션 배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지성의 포지션은 무릎 부상으로 신음 중인 루니의 출전 여부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퍼거슨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루니는 AC 밀란전에 출전할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무릎 부상 여파로 90분을 뛰는데 어려움이 있는 만큼, 선발보다는 후반 조커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지난 1일 애스턴 빌라와의 칼링컵 결승전에서 전반 41분 교체 투입돼 결승골을 넣었던 것처럼, AC밀란전에서도 막판 팀 승리를 결정짓는 임팩트를 발휘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만약 루니가 선발에서 제외되면 맨유는 4-2-3-1을 구사하고 박지성의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가 될 전망이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원톱을 맡고 루이스 나니,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좌우 윙어를 맡게 되면 박지성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서는 마이클 캐릭이 1차전 퇴장으로 나올 수 없는 만큼, 더블 볼란치는 스콜스-플래처가 맡게 된다. 하지만 루니의 선발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4-4-2를 가동하면 박지성은 평소처럼 왼쪽 측면을 책임지게 된다.

박지성이 2차전에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하면 또다시 피를로 봉쇄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피를로는 공격 전개 능력이 좋지만 노장 선수로 순발력이 떨어져 강력한 압박을 가하면 공격이 주춤해지는 단점이 있다. 박지성이 피를로를 성공적으로 봉쇄하고 원톱의 공격력을 돕는다면 맨유가 경기를 유리하게 끌어갈 수 있다.

박지성의 왼쪽 측면 활약에 대한 기대도 크다.

4-4-2에서의 왼쪽 윙어는 상대팀의 오른쪽 풀백과 맞대결을 펼친다. 올 시즌 AC밀란의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하는 이그나치오 아바테와 다니엘레 보네라는 불안한 수비 속에 상대 측면 옵션에게 뒷공간을 허용하는 등 여러 차례 도마에 올랐다. 따라서 박지성도 이를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

박지성은 지난 1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무릎부상 여파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팀의 점유율 축구와도 궁합이 맞지 않아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점유율 축구를 과감히 털어내고 역습축구로 변화를 꾀하면서 박지성의 입지도 넓어졌다.

역습에 능한 박지성이 수비에 약점을 드러낸 AC 밀란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데일리안 = 이상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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