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초반득점 빈곤’…테이블세터 부활 시급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09.10.21 10:13  수정

[한국시리즈]KIA, 초반 경기력 주춤

이용규-김원섭 출루가 초반 득점의 열쇠

‘꽉 막힌 타선, 부활의 열쇠는 초반 득점력 회복?’

KIA 타이거즈가 한국시리즈 1,2차전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연패의 늪에 빠졌다.

광주 홈경기에서 2연승을 올렸던 KIA는 문학 원정에서 내리 경기를 내주며 2승 2패 동률을 이뤘다. 이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왔지만, KIA는 분위기를 빼앗긴 상황이라 잠실에서의 경기들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KIA가 남은 경기에서 초반 득점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이용규(왼쪽)-김원섭의 테이블세터진이 살아나야 한다.

KIA가 남은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기 위해서는 역시 초반 득점력을 높여야 한다. 후반기 거침없는 상승곡선을 그릴 때는 초반부터 상대를 두들겨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짓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같은 패턴은 상대 불펜을 일찍 불러내는 효과뿐만 아니라, 선발투수에게 보다 안정감을 주며 오랜 이닝을 버틸 수 있게 하는 밑거름이 됐다. 선발에 비해 불펜이 약했던 KIA 입장에서는 일단 리드를 안고 간다는 점에서 승률은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오히려 초반부터 고전하고 있다.

KIA는 지난 4차전까지 총 16득점을 뽑아냈고, 이 가운데 6회 이전에 뽑아낸 점수는 단 2점에 불과하다. 상대적으로 SK에 비해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던 부분이 선발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매우 불만족스러운 결과라 할 수 있다.

KIA는 문학구장서 2패를 당했을 때도 초반 전혀 찬스를 살리지 못한 채 답답한 경기를 하다가 막판에서야 어렵사리 추격하며 고전했다. 특히, 1점차 석패를 당한 4차전 같은 경우 연이은 병살타 등으로 초반 기회를 날리지만 않았다면, 후반 역전극도 가능했던 경기라 더 큰 아쉬움을 남긴다.

저조한 초반 점수에도 알 수 있듯, KIA는 SK 선발투수들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SK가 두산과 플레이오프를 치르느라 불펜진이 지쳐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최대한 빨리 끌어내려야 했지만, 오히려 초반에 고전하며 이점을 살리는데 실패했다.

아무리 체력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SK 불펜진은 KIA보다 양적-질적으로 우수한 게 사실이다. KIA가 SK 선발진을 공략하지 못한다면 남은 경기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초반 득점력을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여야하는 상황이다.

일단 톱타자 이용규의 부활이 시급하다. 3차전까지 2안타 빈공에 시달렸던 이용규는 4차전에서 아예 선발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5회 장성호와 교체된 뒤 좋은 수비를 보여주신 했지만, 공격에서의 기여도는 사실상 제로였다.

‘테이블 세터’인 이용규와 김원섭이 초반부터 끈질기게 상대 선발투수를 물고 늘어질 때 KIA의 득점력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현재의 부진이 무척 아쉽다.

KIA가 SK 선발진을 공략할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삼진을 각오하고 최대한 공을 오래보며 선발투수의 투구수를 늘리든지, 초구부터 노림수를 갖고 적극적으로 배팅을 하는 것이다. 전자 같은 경우 공격력이 활발하지 못해도 선발을 예정보다 빨리 끌어내릴 수 있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후자의 상황으로 경기가 풀리면 대량득점도 가능하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의도대로 됐을 경우다. 자칫 상대투수의 기만 살려준 채 페이스를 잃을 우려도 있다. 결국 KIA가 최상의 시나리오로 경기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이용규와 김원섭의 출루가 최우선순위가 되어야함은 물론이다.

홈과 원정에서 각각 2연승-2연패를 기록한 KIA는 이제 중립구장인 잠실에서 마지막 승부를 가린다. 잠실은 ‘제2의 홈’이라 불릴 정도로 KIA가 자신감을 갖고 경기할 수 있는 장소다.

과연 연패로 다소 주춤한 KIA가 전력을 재정비해 다시금 시리즈를 뒤집을 수 있을지, 최후의 3연전을 준비하고 있는 타이거즈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데일리안 =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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