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끊긴 호투 릴레이…막내 양현종이 이을까?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09.10.20 10:13  수정

[한국시리즈]SK 선발 채병용과 맞대결

큰 경기 부담 떨쳐내고 ‘승부사 기질’ 발휘해야

´호랑이 운명, 선발 막내 어깨에 달렸다!´

KIA 타이거즈 왼손투수 양현종(21)이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투수로 낙점됐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48.2이닝동안 12승 5패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했던 양현종은 조범현 감독이 불펜과 선발사이에서 한동안 고심했던 투수다. 팀 내에 믿을만한 왼손 중간계투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 실제로 양현종은 등판만 안 했을 뿐, 이번 시리즈에서 불펜에서 종종 몸을 풀곤 했다.

양현종은 좌완으로 150km대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가지고 있어 평정심만 잃지 않는다면 SK 타선이 쉽게 공략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양현종이 지난 3경기에서 등판하지 않은 것은 나설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1-2차전에선 아킬리노 로페즈와 윤석민이 긴 이닝을 책임졌고, 3차전에서는 릭 구톰슨이 예상보다 빨리 무너져버려 필승카드인 그가 등판할 이유가 없었다.

정규리그에서 중간계투로 나선 경기에서 부진했다는 점도 그의 등판을 막는 요소 중 하나였다. 선발로는 기대 이상의 투구를 했지만 불펜투수로서는 안정감을 전혀 주지 못했던 것. 조범현 감독이 그의 활용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양현종의 가장 큰 약점은 다름 아닌 ´경험´이다. 이제 겨우 1988년생인 그는 지난해까지 미완의 기대주였지만 올해 들어 붙박이 선발투수로 성장했다. 큰 경기 부담을 떨쳐내고 얼마나 편안한 마음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느냐가 최대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 선발이 경험 많은 우완 채병용이라는 점에서 양현종 등판은 대조를 이룬다. 올 시즌 팔꿈치 부상에 시달리며 부진했던 채병용은 플레이오프에서 3차전에서 2연패에 몰렸던 팀을 건져 올리는 관록투로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양현종은 좌완으로 150km대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장착한 만큼, 평정심만 잃지 않는다면 SK 타선이 쉽게 공략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실투만 조심한다면 지쳐 있는 SK타선을 상대로 정면 대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볼카운트 승부만큼은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가야한다. 양현종처럼 묵직한 공을 가지고 있는 투수들은 초구 승부만 잘 펼친다면 밋밋한 변화구라 할지라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정규리그에서 양현종은 지나치게 제구에 신경 쓰다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려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인 승부를 펼칠 수 있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야 한다.

매 경기가 중요하지만 특히 4차전은 시리즈의 향방을 좌우할 만큼 큰 의미를 지닌다. 2연승으로 기선을 제압한 KIA가 다시 2연패에 몰릴 경우, 시리즈 향방은 오히려 SK에 유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KIA 입장에서는 SK 기세를 눌러야 한다. ‘역전의 명수’로 악명(?) 높은 팀인 만큼, 한 번 주도권을 내주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SK에 비해 KIA 선수들의 큰 경기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불안한 요소 중 하나다.

반면, KIA가 4차전을 승리로 이끌 경우 우승확률은 한층 높아진다. SK는 불펜진의 위력이 강하긴 하지만, 두산과의 플레이오프로 인해 체력이 바닥난 상태다.

한국시리즈 최대 분수령이 될 4차전 선발 양현종이 부담을 떨쳐내고 역투를 펼칠 수 있을지, 먹이사냥에 나선 새끼 호랑이 행보에 야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데일리안 =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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