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천재´ 이종범… 3번이냐? 6번이냐??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09.10.19 23:49  수정

[한국시리즈]최희섭-김상현 앞뒤 놓고 고심

전반적인 타선 침체 속에 이종범 의존도 커져

´찬스 이어줄 3번? 클린업 트리오 받쳐줄 6번??´

KIA는 치열한 접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난적’ SK를 상대로 2승 1패로 앞서있다. 지난 16~17일 홈 광주에서 펼쳐진 2연전은 쓸어 담았지만, 19일 문학 원정 첫 경기에서는 6-11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아킬리노 로페즈와 윤석민이 호투한 1~2차전에서는 적은 점수를 내고도 선발투수 위력을 앞세워 이겼다. 하지만 릭 구톰슨이 무너진 3차전에서는 초반 점수 차가 크게 벌어져 패하고 말았다.

상대적으로 불펜이 약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선발투수가 제몫을 하지 못한다면, 큰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효율성 있는 타선도 좋지만 그 보다 더한 폭발력을 내심 바라고 있다.

타순배치로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KIA 조범현 감독으로서는 경험이 풍부한 이종범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KIA는 ‘이종범 딜레마(?)’에 빠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종범의 컨디션이 무척 좋은 것이 문제다. 이종범은 전체적으로 KIA 타자들의 타격감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은 상태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나타내고 있다.

타순배치로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KIA 조범현 감독으로서는 경험이 풍부한 이종범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입장이다.

KIA는 나지완-이재주-김원섭 등이 무안타에 그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장성호(1안타) 등 주요타자들이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컨디션이 좋은 이종범에 대한 의존도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종범은 1차전에서 두 번의 역전타를 때려낸 것을 비롯해 3차전까지 4안타, 4타점, 3볼넷, 2득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빠른 발과 센스를 바탕으로 뽐내는 탁월한 주루플레이는 물론 찬스에서 놀라운 클러치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금의 컨디션이라면 어떤 역할을 맡겨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상태다.

이종범은 1~2차전에서는 6번 타자로 등장했다.

최희섭과 김상현을 경계한 SK투수들이 정면대결을 피할 것으로 예상, 이종범에게 최종 해결사의 중책을 맡겼다. 이에 이종범은 거푸 적시타를 때려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최희섭과 김상현의 타격감이 본 궤도에 오르지 못했던 것도 이종범을 6번에 배치한 이유였다.

이종범은 3차전에서는 3번 타자로 나왔다. SK 측에서 6번 이종범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나올 것이란 판단에 따라, 전략적으로 타순에 변화를 줬다.

현재까지 이종범은 3번이든 6번이든 가리지 않고 제몫을 다하고 있다. 나쁜 공에 쉽게 방망이가 나가지 않는 것은 물론 수읽기에서도 상대 투수를 압도한다. 경기 전체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 출루해야 될 때와 해결해야 할 때를 잘 구분해 벤치의 신뢰는 무척 두텁다.

사실 나지완과 장성호 등이 최희섭-김상현 앞뒤에서 잘해준다면 조 감독의 고민은 조금 덜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 최대한 이종범의 힘을 극대화시킬 타순 구성을 놓고 고심해야 하는 입장이다.

현재까지만 놓고 봤을 때는 이종범의 3번 기용이 더 효과적으로 보인다.

4번 타자 최희섭이 꾸준하게 타격감을 끌어 올리고 있고, 김상현 역시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2차전을 통해 단 1개의 안타에 묶였던 김상현은 3차전에서 3점 홈런을 포함 2안타 4타점으로 이름값을 해냈다.

최희섭-김상현이 제대로 활약한다면 굳이 이종범을 6번 타순에 배치해 해결사 역할을 맡길 필요가 없다. 외려 3번 타순에서 공격의 물꼬를 트는 것이 안정적인 밸런스를 유지하는 측면에서도 더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물오른 이종범의 방망이가 어느 타순에서 최고의 가치를 뿜어낼 수 있을지,이번 한국시리즈를 즐기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데일리안 = 김종수 기자]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