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 이용규-김원섭…KIA 타선 도화선 될까?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09.10.18 10:03  수정

[한국시리즈]´KIA 2연승´ 이용규-김원섭 숨은 공신

부진한 타선 활력 위해선 출루 필수

´앞선이 살아야 모두가 산다!´

‘테이블세터’ 이용규와 김원섭이 그라운드를 휘젓자 KIA의 'V10' 꿈도 한 발짝 다가왔다.

KIA는 17일 광주구장서 열린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지난해 챔피언 SK에 2연승 째를 달리며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타격-수비-불펜 등 모든 면에서 열세가 예상됐지만 2경기에서 무려 15이닝을 책임진 막강 선발진을 앞세워 SK를 압도했다. 특히, 정교한 야구를 힘으로 눌러버리는 선 굵은 야구는 인상적이라는 평가다.

김원섭(왼쪽)과 이용규의 출루 여부에 따라 KIA의 운명도 달라질 만큼, 이들의 활약여부는 이번 시리즈 최대 변수 중 하나다.

2승을 따낸 KIA 상대가 다른 팀이었다면 한층 편안한 마음으로 남은 경기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상대가 SK이기에 KIA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입장이다. 워낙 뒷심이 강하고 역전에 강한 SK인 만큼, 시리즈가 끝나는 순간까지 섣부른 예상은 금물이다.

비록 연승을 하긴 했지만 조범현 감독은 썩 만족스럽지 않다. 막강 선발진을 앞세운 투수력은 안정적이지만 화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 타자들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을 경우, 남은 경기에서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팀 내 테이블세터를 이루고 있는 이용규-김원섭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어떻게 찬스를 연결시켜주느냐에 따라 최희섭-김상현-이종범 등 해결사들의 활약 여부도 결정되기 때문.

안타깝게도 현재 KIA타선은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좋지 않은 상태다. 믿었던 장타가 침묵하고 있는 것은 물론, 연속 안타도 쉽지 않다.

이용규-김원섭 또한 기대했던 활발한 타격은 보이지 못했다. 이용규는 2차전까지 2안타에 그치고 있고, 김원섭은 아직 마수걸이조차 하지 못했다. 때문에 정규시즌에서 위력을 떨쳐온 KIA의 초반화력은 기대 이하다.

하지만 이용규-김원섭이 부진했던 건 아니다. 이들은 안타 개수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뿐, 매 경기 출루, 이종범-최희섭 등의 적시타가 터져 나올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이용규(2개)와 김원섭(3개)이 지난 두 번의 경기에서 골라낸 볼넷은 무려 5개, 득점은 4점이다. 이는 KIA가 기록한 총 볼넷(9개)-득점(7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들이 KIA 타선 득점력에 미치는 영향을 잘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용규와 김원섭은 끈질긴 승부근성을 갖춘 공통점이 있지만 서로 스타일이 다르다.

이용규는 노리는 공이 있으면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른다. 대다수 1번 타자들과 달리 볼넷으로 걸어 나가는 것보다 안타를 치고 나가야만 직성이 풀린다. 때문에 그는 여타의 톱타자들과 달리 도루왕보다는 최다안타왕에 욕심이 많다.

하지만 컨디션이 좋을 때의 이용규는 적극적인 타격을 하면서도 결코 쉽게 죽지 않는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방망이를 더욱 짧게 잡고 확실한 볼이 아니면 적극적으로 커트한다. 깊은 쪽으로 날아드는 위협구에도 오히려 몸을 들이밀 정도로 배짱도 두둑하다.

반면 김원섭은 뛰어난 선구안과 참을성을 바탕으로 승부를 건다. 득점권 상황에서는 노림수로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돌리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자신이 원하는 공이 아니면 쉽게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는다.

매서운 맛은 이용규보다 떨어질지 몰라도 장타력도 겸비, 경우에 따라서는 클린업트리오 못지않은 위력을 뿜기도 한다.

이용규와 김원섭이 남은 경기에서 더 활발한 출루로 KIA 타선의 도화선이 될 수 있을지, 마운드 걱정이 덜 한 KIA의 중요한 키 포인트다. [데일리안 =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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