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닝이터’ 로페즈 특명…KIA 이닝전선 사수!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09.10.16 14:13  수정

[한국시리즈]KIA 제1선발로 외국인투수 로페즈 카드

올 시즌 최다이닝 소화...피홈런 불과 6개

무엇보다 로페즈의 가장 큰 가치는 이닝소화 능력이다.

‘이닝이터’ 아킬리노 로페즈(34)가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제1선발 중책을 맡았다.

KIA 조범현 감독은 15일 광주구장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1차전 선발로 로페즈를 예고했다. 상대 SK는 일본인투수 카도쿠라 켄(36)을 마운드에 올린다.

로페즈의 올 시즌 SK전 성적은 상당히 좋다. 다섯 번 등판해 2승무패/평균자책점 2.27로 자신의 기록보다 더 좋았다.

SK 타자들이 나쁜 공에는 쉽게 손을 대지 않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투수를 괴롭히는 성향을 띠고 있지만, 로페즈는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아가며 빠르게 승부를 걸어 이러한 영향을 덜 받았다는 분석이다.

로페즈는 윤성환(삼성)-조정훈(롯데)과 함께 페넌트레이스 다승 1위(14승)에 올랐다. 경쟁자들의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비교적 높은 것에 비해 로페즈는 3점대 짠물피칭으로 평균자책점 부문에서도 3위에 랭크됐다.

무엇보다 로페즈의 가장 큰 가치는 이닝소화 능력이다.

중간계투로 시즌을 시작했음에도 불구, 190 1/3이닝을 책임지며 전체 투수 가운데 최다이닝을 소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이 낮게 제구된 덕에 피홈런도 불과 6개밖에 없다. 최다이닝 투수 TOP10 가운데 한 자릿수 피홈런은 로페즈가 유일하다.

조 감독 역시 로페즈의 이러한 능력을 높이 샀다. 윤석민-릭 구톰슨-양현종 등 다른 선발요원들의 기량 역시 못지않지만, 가장 오래 던지고 장타를 덜 맞는 그를 1선발 카드로 꺼내든 것이다.

로페즈는 과거 ´전라도 용병´으로 불렸던 다니엘 리오스를 연상케 한다. 구종은 단순하지만 강한 체력과 불같은 승부근성으로 마운드를 내려오는 순간까지 상대 타자들을 윽박지르는 스타일이 흡사하다.

다혈질 탓에 이따금 특정이닝 대량실점을 허용하면서도, 그 순간만 넘기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금 본래 컨디션으로 돌아와 이후를 책임지는 모습 또한 영락없이 닮았다.

로페즈가 ´이닝이터´라는 명성에 걸맞게 1차전부터 많은 이닝을 소화해준다면, KIA의 이후 투수운용은 좀 더 원활하고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

KIA는 현재 접전에서 내보낼만한 불펜투수가 많지 않다. 선발 투수진이 쟁쟁해 약점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을 뿐, 손영민-곽정철-유동훈의 필승계투조로만 한 시즌을 버텨온 상황이다.

한기주-이대진 등이 뒤를 받쳐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황에 따라서는 선발요원들까지 활용할 복안이지만, 검증이 덜 돼 불안함은 걷어낼 수 없다. 더욱이 손영민-유동훈 등은 연투에 약해 매 게임 등판하기 쉽지 않다. 1차전부터 불펜소모를 줄이며 투수진을 운영해야 되는 큰 이유 중 하나다.

타이거즈 역사상 최초의 한국시리즈 외국인 1선발 중책을 맡은 로페즈가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광주구장서 포효할 수 있을지, 정상을 꿈꾸는 KIA팬들의 기대는 점점 부풀어 오르고 있다. [데일리안 =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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