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왕조재건’ KIA vs ‘왕조창립’ SK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09.10.15 15:47  수정

KIA, 12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 ´반드시 우승´

SK, 3연패 이룰 경우 명실상부 ´SK 왕조´ 구축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KIA와 SK가 우승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페어플레이할 것을 다짐했다.

명가재건을 목표로 한 조범현 KIA 감독과 한국시리즈 3연패를 차지해 명가를 창립하겠다는 SK 김성근 감독이 각자의 출사표를 던졌다.

조범현 감독은 15일 오후 광주구장 옆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KIA가 오랜만에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 선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SK는 두산과 더불어 최근 몇 년간 한국 야구를 이끈 막강 팀으로 멋진 명승부를 펼쳐 타이거즈의 명가 재건을 이끌겠다”는 말로 각오를 다졌다.

이어 스승인 김성근 감독과 맞붙는 소감에 대해서는 “워낙 야구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 이 부분에 있어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분”이라고 조심스럽게 운을 뗀 뒤, “선수시절부터 밑에서 많은 공부를 했다. 이런 큰 무대에서 만난다는 게 또 다른 공부가 될 것 같고, 감독님이 봐주시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웃음을 지었다.

조범현 감독은 충암고 재학 시절이던 지난 1977년 김성근 감독을 은사로 만나 지금까지 3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조 감독은 프로 데뷔 후 OB에서 김성근 감독의 조련을 받았고, 쌍방울에서는 배터리 코치로 부임해 김성근식 데이터 야구를 전수받았다.

이에 함께 자리한 SK 김성근 감독은 “(조 감독이)고교 1학년일 때 만났는데 설마 이런 자리에서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지도자로서 뿌듯하고 잘 살아왔구나란 생각이 든다”며, “김경문, 조범현 모두 제자라 두 사람이 만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지만 나도 이겨야했기에 그렇게 되지 못했다”며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을 드러냈다.

앞서 김성근 감독은 한국시리즈 진출 소감에 대해 “어제 경기가 너무 늦게 끝나 한국시리즈에 온 실감이 안 난다. 그러나 여기까지 온 이상 마지막까지 베스트를 보여주겠다. 우리의 목표는 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며, “KIA는 선발진이 좋아 두산과의 경기와는 다른 양상일 것이다. 우리는 늘 해오던 대로 완벽한 야구를 펼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서 단골질문이었던 ‘가장 기대되는 선수’에 대해서는 조범현 감독이 “컨디션을 많이 끌어올린 에이스 윤석민과 중심타선인 최희섭과 김상현이 잘 해줘야한다”고 밝힌 반면, 김성근 감독은 “김재현과 이호준, 그리고 투수쪽에서는 고효준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무엇보다 정근우가 움직여야 돌파구를 열 수 있다”고 답했다.

양 팀의 주장 김상훈과 김재현도 각자 필승의 출사표를 던졌다.

KIA의 포수 김상훈은 “그동안 선수들이 잘 준비해온 만큼 SK와 멋진 승부를 펼쳐 12년을 기다린 우승을 꼭 팬들에게 선사하겠다”며, “SK는 빠른 스피드와 작전수행이 뛰어난 팀이다. 지난 2년간 우승을 차지한 SK를 꺾어야 진정한 강자라 할 수 있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반면 SK의 김재현은 “사실 내년 시즌이 끝나면 그라운드를 떠날 생각이라 이번 한국시리즈는 상당히 의미 있는 자리다. 내년에 우리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3연패를 이루겠다”며 은퇴를 시사했다.

한편, 두 선수는 질의응답이 끝난 뒤 ‘상대 팀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거둘 승수’를 묻는 질문에 김상훈은 2개, 김재현은 3개의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KIA가 4승 2패, SK가 4승 3패로 우승할 것 같다는 두 캡틴의 속내였다.[데일리안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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