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야권의 정권 교체 딜레마…'아랍계 19석 지지 vs 초정통파 7석 기권'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11.07 07:00  수정 2026.11.0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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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계 지지받으면 우파 야권 반발…연정 구성 난항

초정통파 7명 기권 땐 아랍계 없이 소수정부 가능

병역면제 갈등에 협상 복잡…네타냐후 퇴진 불투명

지난달 27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토라유대주의연합(UTJ) 당사에서 초정통파 유대교 관계자들이 선거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 총선에서 과반의 지지를 확보한 야권이 정치적 딜레마에 빠졌다. 아랍계 정당 19석의 지지를 받으면 우파 성향 야권의 반발에 직면하고,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 7석의 협조를 얻으면 병역면제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차기 정부 구성 권한을 부여할 후보를 오는 8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야권의 가디 아이젠코트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전체 의원 120명 가운데 67명의 추천을 받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46명)를 크게 앞섰다.


이번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우파·종교 정당 진영은 53석을 확보했다. 반네타냐후 성향의 유대계 야권은 48석, 아랍계 정당은 19석을 차지했다. 아랍계 정당들이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을 추천하면서 67명의 지지를 확보했지만 추천이 실제 연정 참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야권의 첫 번째 선택지는 아랍계 정당과의 협력이다. 아랍계 정당은 공동명부 11석과 라암 8석으로 구성된다. 공동명부는 네타냐후 총리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야권 후보를 추천했으며 정부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외부에서 지원하는 방안도 열어뒀다. 라암은 연정 참여에도 비교적 적극적이다.


그러나 유대계 야권의 우파 정당들은 아랍계 정당에 의존하는 정부를 꺼리고 있다. 아랍계 19석의 지지를 모두 확보하더라도 기존 야권에서 이탈표가 발생하면 안정적인 과반을 유지하기 어렵다.


두 번째 선택지는 초정통파 정당인 토라유대주의연합(UTJ)의 협조를 얻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오랜 우군인 UTJ는 이번 총선에서 7석을 확보했지만 5일 대통령의 총리 후보 추천 절차에서 누구도 지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UTJ가 야권 소수정부의 신임투표에서도 기권한다면 정권교체의 길이 열릴 수 있다. UTJ 의원 7명과 아랍계 의원 19명이 모두 기권하고 나머지 의원들이 진영별로 투표하면 야권 48표와 네타냐후 진영 46표의 대결이 성립한다. 이스라엘에서는 전체 의석 과반인 61명의 찬성 없이도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많으면 새 정부가 출범할 수 있다.


문제는 초정통파 신학생의 병역면제다. UTJ는 관련 법안이 처리되지 않자 지난해 7월 연정에서 탈퇴했다. 향후 어느 정부를 지지하든 병역면제 문제가 핵심 협상 조건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주요 야권 정당들은 초정통파의 병역 의무 확대를 주장해 왔다. 정권교체를 위해 병역면제를 허용하면 핵심 공약을 뒤집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UTJ가 신임투표에서 기권하더라도 이후 예산안과 주요 법안 처리에 협조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다만 야권 내부에서는 타협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스라엘 채널12에 따르면 세속주의 강경 우파 정당 이스라엘베이테누의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대표는 초정통파 정당과의 협력을 거부해 온 기존 입장을 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위해 병역 문제를 둘러싼 타협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이 정부 구성 권한을 받으면 기본적으로 28일 동안 협상할 수 있으며 최대 14일 연장도 가능하다. 협상이 실패하면 다른 후보에게 기회가 돌아가거나 재선거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야권은 아랍계 정당의 지지를 얻어 우파 내부의 반발을 감수할 것인지, 초정통파의 협조를 얻기 위해 병역 정책에서 타협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선거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앞섰지만 서로 다른 정치세력을 하나의 정부로 묶어야 하는 과제가 남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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