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첫 여성 대통령 탄생…親러 정책 가속화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11.02 20:48  수정 2026.11.02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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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실시된 불가리아 대선에서 승리한 일리아나 요토바(왼쪽) 대통령 직무대행이 초기 개표 결과가 나온 뒤 루멘 라데프 총리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실시된 불가리아 대선 결선 투표에서 친러 성향의 일리아나 요토바(62) 대통령 직무대행이 승리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불가리아에서 친러 정책을 펴는 루멘 라데프 총리의 권력 장악력이 한층 공고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불가리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CEC)는 2일 최종 집계 결과 요토바 대통령 권한대행이 57.57%의 득표율을 기록해 친서방 세력의 지지를 받는 안드레이 규로프 전 총리(39.48%)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29%에 그쳤다. 불가리아는 앞서 지난달 25일 치러진 대선에서 당선자가 나오지 않아 1일 결선투표를 치렀다.


이에 따라 요토바 대통령 권한대행은 불가리아 최초의 선출직 여성 대통령이 됐다. 9년간 부통령이었던 그는 지난 1월 루멘 라데프 당시 대통령이 총선 출마를 위해 사임한 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요토바 신임 대통령은 언론인 출신의 중도좌파 정치인이다. 소피아대에서 불가리아문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국립행정학교(ENA)에서 연수했다.


1990년부터 불가리아 국영방송(BNT) 기자와 뉴스 책임자로 활동하다 1997년 사회당 대변인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2005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그는 2007년부터 10년간 유럽의회 의원을 지냈다. 2017년부터 라데프 대통령 밑에서 부통령을 지냈다. 이번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해 득표해 첫 여성 민선 대통령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승리한 라데프 총리가 이끄는 친러 성향의 진보불가리아당의 지지를 받았다. 요토바의 대통령 당선으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반대, 대(對)러시아 제재완화 등 라데프 총리의 정책에 더욱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이번 대선은 최근 불가리아 인근 흑해 연안에서 상선들이 잇따라 드론 공격을 받는 등 안보 불안이 커지면서 대러 노선을 둘러싼 쟁점이 판도를 갈랐다. 요토바 신임 대통령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러시아 드론이 흑해 상선을 공격했다는 우크라이나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승리 확정 직후 라데프 총리와 국민소득과 평화 등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며 그의 지지에 감사를 표했다. 라데프 총리는 "이번 선거는 우리가 선택한 노선이 옳았음을 확인해 준 것"이라며 "단호하고 효과적인 개혁을 추진하도록 격려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불가리아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며 한차례 연임할 수 있다. 불가리아는 의원내각제인 만큼 실권을 총리가 행사하고 주로 의전적 역할을 수행하지만, 군 통수권을 갖고 법안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외교 조약 서명과 대사 임명 권한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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