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없다” 유럽 청년들 분노 폭발, 독일서 방화·약탈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11.02 07:14  수정 2026.11.02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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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교육환경 악화에 청년들 거리로…독일 30여개 도시서 시위

프랑크푸르트서 화염병 투척·총기상 약탈…경찰 특수부대까지 투입

프랑스 3주째 시위에 32만명 운집…경찰과 충돌로 560여명 체포


지난 3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사람들이 총기상의 깨진 유리창을 통해 무기를 훔치고 있다. 이날 청년 시위는 일부 지역에서 방화와 약탈로 번졌다. ⓒ 로이터/연합뉴스

고물가와 열악한 교육환경, 심각한 주거난에 짓눌린 유럽 청년들의 분노가 마침내 폭발했다. 프랑스에서 3주째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독일에서도 청년 수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특히 핼러윈인 독일 주요 도시에서는 평화롭게 시작된 시위가 해가 지면서 방화와 약탈 등 폭력사태로 번졌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도 같은 날 시위대 일부가 경찰과 충돌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청년단체 ‘젠지레겔트’(Gen Z regelt·Z세대가 해결한다)는 지난 31일(현지시간) 금융 중심지 프랑크푸르트와 베를린, 뮌헨 등 전국 34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프랑크푸르트·뮌헨·베를린 등 3개 도시에서 경찰이 집계한 참가자만 1만 8000명에 달했다. 시위대는 교육 투자 확대와 생활비 부담 완화, 사회적 불평등 해소 등을 요구했다.


시위는 낮 동안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어둠이 깔리자 상황이 돌변했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복면을 쓴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을 향해 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상점 유리창을 부쉈다. 의류·주류 판매점 등이 약탈당했고 총기상도 공격받았다. 경찰은 특수부대와 물대포를 동원해 진압에 나섰으며 30여명을 체포했다. 총기상 약탈 용의자도 붙잡고 무기 2정을 회수했다.


베를린과 함부르크, 쾰른 등에서도 폭력사태가 잇따랐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바리케이드에 불을 지르고 경찰을 향해 폭죽과 병을 던졌다. 당국은 극단주의 세력이 청년들의 불만을 악용해 폭력행위를 부추겼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청년들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날 3주째 이어진 주말 시위에는 전국적으로 32만명이 참가했다. 파리와 리옹, 마르세유, 툴루즈 등지에서는 시위대 일부가 경찰과 충돌했고 경찰은 최루가스와 섬광탄으로 맞섰다. 전국에서 560여명이 체포됐으며 경찰관도 부상했다.


지난 3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배트맨 복장을 한 사람이 시위 진압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 AP/뉴시스

이탈리아 로마와 토리노에서도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발생했다.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는 수천명이 치솟는 집값과 주거난에 항의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유럽 전역으로 번지는 청년 시위의 밑바탕에는 경제적 불안과 정치권에 대한 깊은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 교육시설은 낙후되고 취업 기회는 줄어드는 반면 생활비와 주거비는 치솟으면서 청년들이 미래를 설계하기조차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정치권이 기성세대의 이해관계에만 매달린 채 청년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불만도 팽배하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학생 키아라는 “지배층이 우리 세대에 끼친 가장 큰 피해는 미래를 상상하고 꿈꿀 능력마저 빼앗은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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