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8.4조원 털리자, 거래소들 보안 강화…“北 연계 조직 소행 가능성”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6.10.31 17:15  수정 2026.10.3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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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M랩스·체이널리시스 "북한 연계 해킹 조직 소행 가능성 커"

"개인키 보호만으론 한계" 지적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약 63억달러(약 8조 4000억원) 규모의 해킹이 발생한 뒤 코인베이스와 크라켄 등 다른 거래소들이 보안 점검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30일(현지시간) 가상자산 개인키를 오프라인으로 보관하는 시스템을 조정했다. 코인베이스는 “순전히 예방 차원”의 조치라고 밝혔다. 개인키를 오프라인에 보관하면 해커가 원격 네트워크로 키를 탈취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미국 거래소 크라켄은 업계에서 발생한 사고를 분석하고 있으며, 전담 조직이 매일 잠재적 취약점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바이낸스는 29일 공격을 받은 뒤 출금을 중단하고 손실 전액을 회사가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이를 위해 자체 자금 63억 4000만달러를 따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협력업체들과 함께 동결한 자산은 약 30억달러로, 전체 피해액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는 약 15억 7000만달러, 서클은 8억달러 이상을 동결했다.


바이낸스는 초기 조사 결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노트북이 침해돼 공격자가 서비스 컨테이너에 접근한 뒤 무단 출금 거래를 제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추가 침입 사실도 발견했으나 구체적인 침입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개인키가 유출된 증거는 나오지 않았으며, 거래 승인 인프라가 조작됐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리처드 텅 바이낸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공격자들이 도구와 흔적을 지우는 ‘자기파괴 장치’를 사용해 조사를 어렵게 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랩스와 체이널리시스는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체이널리시스는 2025년 2월 바이비트에서 15억달러를 탈취한 것으로 지목된 북한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를 배후로 봤다. 직원을 속여 정보나 접근 권한을 얻는 ‘사회공학적 공격’이 노트북 침해에 쓰였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가상자산 위험관리 업체 서킷의 해리 도널리 CEO는 기업들이 직원 교육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개인키 보호만으로는 대형 해킹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증권거래소와 달리 거래 장소이자 고객 자산 수탁기관 역할을 함께 맡고 있어 공격 대상이 되기 쉽다고 짚었다. 지갑 운영에 복수 서명자, 자동 거래 절차, 스마트계약 권한, 외부 서비스 제공업체 등이 함께 얽혀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암호화폐 거래소 OKX의 CEO는 엑스(X)에 해킹 발생 즉시 업계가 정보를 공유하고 탈취 의심 자금 동결을 조율할 수 있는 실시간 경보 체계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크리스 퍼킨스 프랭클린템플턴 가상자산 부문 책임자는 로이터에 “가상자산이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하려면 보안 문제를 즉각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가상자산업체 GSR의 조시 리즈먼은 이번 사건이 업계 전반의 중대한 손실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사이의 보안 개선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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