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설비 폐쇄·동국제강 감산…제물포구 산업 기반 흔들
인천시,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추진…정부 현장 실사 완료
인천 제물포구 철강분야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지정 현장실사단이 지난 19일 현대제철 인천공장에서 생산시설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인천시 제공
인천 제물포구 철강산업이 공장 폐쇄와 생산량 감축 등 구조조정의 파고를 넘지 못하면서 정부 지원을 통한 위기 극복이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건설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 미국의 관세 강화,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이 겹치면서 지역 철강업계의 경영난이 협력업체와 고용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인천시에 따르면 철강산업 산업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제물포구 철강 분야의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정부에 신청했으며, 지난 19일 정부 실사단의 현장 점검까지 마쳤다.
이제 관계부처 협의와 심의위원회 심의·의결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지정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현재 최종 지정 여부와 심의 일정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철강업계의 위기는 생산 현장에서 구체화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1월 전기로 제강공장과 소형 압연공장을 영구 폐쇄하고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동국제강도 생산량 감축과 가동률 조정에 나서며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 실사단은 지난 19일 두 회사의 인천공장을 찾아 폐쇄 설비와 휴동 시설, 생산설비 가동 현황 등을 확인했다.
이번 실사는 인천시가 지난 9월 21일 산업통상부에 지정 신청서를 제출한 데 따른 후속 절차다.
실사단은 제물포구청 송림청사에서 인천시와 제물포구, 인천상공회의소, 인천테크노파크, 철강업계 관계자 등과 함께 산업 침체가 협력업체와 근로자,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인천시는 현장 의견을 토대로 지역 실정에 맞는 위기 대응 사업을 구체화하고 정부 지원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은 기업의 경영난이 지역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기 전에 정부 지원을 집중하는 제도다.
최종 지정되면 공고일부터 2년간 긴급 경영안정자금과 정책금융, 대출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이차보전, 연구개발(R&D)·사업화 지원, 고용 안정 및 전직 지원 등을 추진할 수 있다.
현재 추진 중인 고용 지원에 산업·금융 지원을 더해 기업과 근로자를 함께 보호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고용 분야에서는 이미 지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제물포구는 지난 7월 고용노동부의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됐으며, 인천시는 국비 40억원을 확보해 ‘인천 철강업 버팀이음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인천시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지원 목표 5250명 가운데 1265명이 신청했고, 이 중 1096명이 조건부 선정을 포함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지원 결정액은 6억8900만원이다.
그러나 산업위기의 실제 파급 규모를 보여줄 협력업체 피해액과 철강업 관련 고용 감소 인원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제물포구 전체 제조업 통계만으로 철강산업의 피해를 특정하기는 어렵고, 개별 기업의 생산 조정이 중소 협력업체의 매출과 납품 물량, 운송업계의 일감에 미친 영향도 별도로 파악해야 한다.
향후 대책은 긴급 자금 지원과 고용 유지에 그쳐서는 안 된다.
중소 협력업체의 유동성 확보와 납품망 유지, 근로자 생활 안정 및 재취업 지원을 연계하고, 친환경·고부가가치 철강 생산 전환과 기술 개발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
지원 대상과 절차를 현장에 맞게 설계하고 실제 지원금이 기업의 경영 회복과 일자리 유지로 이어지는지 점검하는 체계도 필요하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제물포구 철강산업 위기는 개별 기업의 경영 문제를 넘어 인천 제조업 기반과 지역 일자리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최종 지정 여부와 후속 지원 규모, 협력업체 피해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지역 철강산업의 회복 속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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