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AI DC 키운다더니…" 코로케이션 세액공제 제외·그리드 코드 부담에 발목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6.10.21 17:23  수정 2026.10.2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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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실제 세액공제 받은 기업 없어… 코로케이션 세제 혜택 반영해야"

대규모 전력망 안정화 기준 '그리드 코드', ESS 설치 비용·부지 부담

산·학·연 전문가들 "실효성 있는 전력 공급 및 세제 지원책 시급" 한목소리

이영탁 SK텔레콤 AIDC통합추진단 부사장이 21일 서울 강남구 KTOA빌딩에서 열린 제12차 AI 미래가치 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AI 데이터센터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제도가 오히려 투자 확대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코로케이션 사업자는 투자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전력 계통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그리드 코드 이행에는 추가 비용과 부지 부담이 따른다는 것이다.


글로벌 빅테크의 국내 투자를 유치하려면 세제 지원의 실효성을 높이고 전력 공급 여건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영탁 SK텔레콤 AIDC 통합추진단 부사장은 21일 강남구 삼성동 KTOA 빌딩 셀라스홀에서 ‘대한민국 AI 주권과 글로벌 경쟁력: AIDC 법·정책과 산업 전략’을 주제로 열린 '제12차 AI 미래가치 포럼' 주제발표에서 AI 데이터센터(AIDC) 산업의 주요 과제로 투자세액공제와 그리드 코드(Grid Code)를 꼽았다.


이 부사장은 "AI 데이터센터 특별법과 관련해 아쉬운 부분 중 하나는 투자세액공제"라며 "상당히 큰 혜택이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투자에 미치는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관련 제도가 마련됐음에도 실제로 세액공제를 받은 기업이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2025년 세법 개정으로 인공지능(AI) 분야를 국가전략기술에 포함하고, 같은 해 세제개편안에서 국가전략기술급 AI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를 국가전략기술 사업화시설에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기본 공제율은 대기업·일반 중견기업 15%, 중소기업 25%다.


이 부사장은 현행 공제 요건이 데이터센터 사업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코로케이션 사업자는 임대용 자산에 대한 공제 제외 규정에 막히고, 다른 사업자도 AI 서비스 제공 비중 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코로케이션(Colocation)은 고객사가 자체 서버 등을 전문 사업자의 데이터센터에 설치하고 공간과 전력·냉각 설비 등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 부사장은 "AI 데이터센터의 주요 사업 형태는 코로케이션"이라며 "코로케이션 사업자가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면 AI 데이터센터 산업을 육성하려는 정책의 취지가 제대로 실현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부사장은 현행 공제율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더라도, 코로케이션 방식의 AI 데이터센터에 일정 수준의 국가전략기술 사업화시설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전력 계통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준인 그리드 코드의 중요성과 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리드 코드는 AI 데이터센터가 전력망에 안정적으로 연결돼 전력을 공급받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기술적 기준이다. 전력망에 연결된 시설이 전력을 안정적으로 사용하고, 계통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요건을 지키도록 한다.


그는 "전력은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뤄야 안정적으로 운영된다.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깨지면 주파수가 변동하고, 전력 설비의 안정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탁 SK텔레콤 AIDC통합추진단 부사장이 21일 서울 강남구 KTOA빌딩에서 열린 제12차 AI 미래가치 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이 부사장은 "주파수가 60Hz에서 크게 벗어나면 발전 설비와 전력 계통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 대규모 정전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AI 데이터센터는 100㎿에서 1GW 이상에 이르는 대규모 전력을 소비한다. 이처럼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시설에서 전력 소비량이 급격하게 변하면 전력 계통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방안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 등이 거론된다. ESS에 전력을 저장했다가 한전의 전력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보완하고, 전력 수급 상황에 따라 저장된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 부사장은 "문제는 그리드 코드의 이행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이라며 "ESS를 많이 설치하면 비용이 증가한다. 데이터센터 부지도 이미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ESS 설치 공간까지 넓게 확보해야 한다면 사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용과 부지 부담이 지나치게 커지면 글로벌 빅테크의 국내 투자 유치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AI 데이터센터의 특성상 전력 계통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그리드 코드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규제가 지나치게 강해져 빅테크 투자 유치의 장애 요인이 돼서는 안된다. 정부와 민간 사업자, 전문가들이 충분히 협의해 합리적인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2029년부터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가동하고, 2035년까지 총 15GW 규모로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1GW를 구축하려면 100MW급 시설 10개가 필요하다.


국회입법조사처가 황정아 의원의 의뢰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00㎿급 AI 데이터센터는 투자와 연관 산업 활동 등을 통해 최대 3조5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고용 유발 효과는 약 300명 수준으로 분석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1GW급 AI 데이터센터의 연간 법인세가 약 8281억원, 법인지방소득세가 약 828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 부사장은 "데이터센터를 한 지역에 집중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지역에 분산하면 지역 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1일 서울 강남구 KTOA빌딩에서 열린 제12차 AI 미래가치 포럼에서 산·학·연 전문가들이 토론하고 있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이어진 토론에서도 세제 지원의 실효성과 전력 공급 대책, 사업의 수익성을 고려한 제도 설계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김진기 한국항공대 교수는 "AI 데이터센터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했음에도 코로케이션 사업자가 세액공제 혜택에서 배제된다면, 도대체 무엇을 위해 법을 만들었는지 의문"이라며 "AI 산업을 진흥하겠다는 정책 방향과 코로케이션을 사실상 부동산 임대업으로 취급하는 제도 사이에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3자 설비를 활용하는 사업 구조까지 고려해 세제 지원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송재성 KTOA 부회장은 "통신사 회원사들도 코로케이션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법이 산업의 핵심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를 두고도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손금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데이터센터 허브를 지향하려면 글로벌 빅테크의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전력 공급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력 공급 대안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과 소형모듈원전(SMR), 수소연료전지 등이 거론되지만, SMR과 수소연료전지는 상용화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적인 전력 공급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 변호사는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이 요구하는 LNG 발전과 직접전력구매계약(PPA) 허용 문제를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성수 ETRI 소장도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의 경제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과 6개월 사이에도 투자 규모가 크게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실제로 그만큼의 수익성이 확보되는지가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한 소장은 "실적과 긴 사업 기간을 고려하면, 이용자가 누구인지, 어떤 수요를 확보할 것인지, 사업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사전에 충분히 계산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가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고도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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