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바꾼 지구…KAIST, '인류세 1952년' 제안

정다운 기자 (sanae@dailian.co.kr)

입력 2026.10.16 09:34  수정 2026.10.1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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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순 교수 등 국제 연구진 논문 발표

급격한 지구 환경 변화 구분 기준 제시

카이스트는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범순 석좌교수가 참여한 국제 연구진이 '인류세(Anthropocene)'의 시작점과 연구 방향을 제시한 논문을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카이스트

인간 활동으로 지구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한 시점을 1952년으로 보자는 국제 연구진의 제안이 나왔다.


카이스트(KAIST)는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범순 석좌교수가 참여한 국제 연구진이 '인류세(Anthropocene)'의 시작점과 연구 방향을 제시한 논문을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인류세는 인간 활동이 기후와 생태계 등 지구 환경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대를 뜻한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자연을 바꿔왔지만, 20세기 중반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가 빨라지면서 그 영향이 지구 전체로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의 시작점으로 1952년을 제시했다. 산업 활동과 지구 환경을 보여주는 여러 지표가 급격히 변한 '대가속(Great Acceleration)' 시기와 맞물린다는 판단이다.


비교 대상은 약 1만2000년간 이어진 '홀로세(Holocene)'다. 마지막 빙하기 이후 시작된 홀로세는 기후가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시기로, 인류는 이 기간 농업과 도시를 발전시켰다. 연구진은 홀로세와 1952년 이후를 구분하면 인간이 지구 환경을 얼마나 빠르게 바꿨는지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인류세가 공식 지질시대로 인정된 것은 아니다. 국제 지질학계는 2024년 인류세를 새로운 지질시대로 지정하는 방안을 승인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에 제안한 기준을 환경정책과 국제법,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에는 영국 레스터대 얀 잘라시에비치 교수와 미국 노터데임대 줄리아 애드니 토머스 교수, 독일 막스플랑크 지구인류학연구소 위르겐 렌 교수 등이 참여했다.


논문은 지난 9월 8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리뷰스 지구·환경(Nature Reviews Earth & Environment)'에 공개됐다.


박 교수는 "인류세는 인간이 지구를 얼마나 빠르고 크게 바꾸고 있는지 이해하는 공통 언어"라며 "그 의미와 기준을 명확히 하면 지구 환경의 변화를 더 정확히 비교하고, 대응 방향도 함께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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