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은 되고 세운은 안 되나”…국민의힘, 종묘 찾아 정부 비판

이수현 기자 (jwdo95@dailian.co.kr)

입력 2026.10.15 16:37  수정 2026.10.1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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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4구역·태릉CC 개발 놓고 ‘이중잣대’ 비판

국가유산청 “태릉은 영향평가 완료…유네스코 권고 따른 것”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국민의힘 조은희 간사와 이석기, 김승수, 윤용근 의원이 15일 서울시 종로구 종묘 정전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국민의힘 소속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이 서울 종묘를 찾아 사업 재개를 촉구했다. 세운4구역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밖에 있는데도 개발을 제한하면서 정작 보존지역과 겹치는 태릉CC 개발은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국민의힘 문체위원들은 15일 서울 종로구 종묘를 방문해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 현장을 둘러봤다. 세운4구역에 이어 정부가 6800가구 주택 공급을 예고한 노원구 태릉CC를 방문하는 일정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세운4구역은 종로변 최고 98.7m, 청계천변 최고 141.9m 높이의 건물이 들어설 계획이다. 종묘 담장 경계에서 약 180m 떨어져 있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기준인 100m 밖에 위치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부가 주택 공급을 추진 중인 태릉CC 부지는 세계유산인 태릉·강릉 보존지역과 약 13%가 중첩되지만 세운4지구와 달리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세운4구역은 문화유산법에 따라 서울시 조례에서 설정한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경계 밖에 있다”며 “그런데도 개발을 결사적으로 막으면서 태릉CC에는 6800가구를 짓겠다고 속전속결로 나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가 하는 것은 보존지역 안에 있어도 되고 오세훈 시장이 하는 것은 밖에 있어도 안 된다는 것”이라며 “이중잣대와 내로남불이 지나치다”고 강조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종묘 정전에서 앞을 바라보면 시야를 가리는 것이 전혀 없다”며 “재개발이 이뤄지더라도 정면 시야와 관계없는 지역에 건물이 들어서는 만큼 숨이 막힐 정도로 건물이 가로막는다는 주장은 현장에 와 보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은 “주요 국가유산은 철저히 보존해야 하지만 법과 제도, 원칙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며 "세운4구역은 2004년 사업이 시작된 이후 22년이 지나도록 발목이 잡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유산 보존지역 밖에 있는 사업은 세계유산영향평가 의무 대상이 아니다”며 “국가유산청장이 영향평가를 요구하려면 해당 건물이 종묘 보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구체적인 증거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종로구청이 별도 법률에 따라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내줬는데 국가유산청장이 이를 취소하라고 요구하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문체위원들은 ▲세운4구역 유적 보존방안에 대한 심의 보류 중단 및 의결 ▲보존지역 밖 사업에 대한 세계유산영향평가 이행명령 철회 ▲태릉CC와 세운4구역에 서로 다른 잣대를 적용한 근거 공개 등을 촉구했다.


세운4구역 현장 전경.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반면 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 보존을 위한 정당한 절차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종묘가 1995년 세계유산에 등재될 당시에도 주변 고층 건물이 역사적 경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권고가 있었다”며 “유네스코가 세 차례 공식 서한으로 세계유산영향평가 실시를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태릉CC와 세운4구역이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는 지적에도 “태릉CC는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미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수행해 결과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며 “세계유산영향평가는 개발을 막는 것이 아니라 개발과 보존의 조화를 이루기 위한 제도”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세운4구역 인근 주민들은 사업 지연에 따른 피해를 주장했다.


선주성 세운상가 가동 발전위원장은 “건물이 60년 가까이 되면서 외벽이 떨어지는 등 안전사고 위험에 처해 있다”며 “소유주들이 권리 일부를 포기하더라도 빨리 녹지공원으로 조성해 달라며 수용을 요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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