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라이언'이 개인 비서로…일상에 녹아드는 카카오의 'AI 청사진'

박상준 기자 (psj96@dailian.co.kr)

입력 2026.10.13 14:03  수정 2026.10.1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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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나 스페이스' 12월 비공개 테스트…메시지 정리부터 답장까지

PC용 '칸바스'로 직접 에이전트 제작…내년 상반기 카톡 연결 확대

라이언과 직접 대화하며 일상 업무 지시를 할 수 있는 카나나 스페이스.ⓒ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카카오톡 화면을 두 손가락으로 쓸자 라이언이 나타나 성인 남성의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다. 밤새 쌓인 업무 메시지를 정리해 달라고 하자 확인할 파일과 회신 시한을 짚어준다. 이어 특정 대화방에 답장을 보내기까지. 평소 사용하던 카카오톡이지만 어딘가 새롭다. 단순한 메신저가 아니라 365일 곁에 붙어 있는 비서를 보는 것 같다.


13일 경기 용인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린 '이프카카오26' 현장에서 카카오톡에 깊숙이 파고든 AI 기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카카오는 이날 카카오톡에서 불러 쓰는 '카나나 스페이스'와 PC에서 에이전트를 만들고 실행하는 '칸바스'를 공개했다.


일상에 녹아드는 카카오식 AI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날 키노트 세션에서 카나나 스페이스를 소개하며 "그동안 카카오가 만들어온 '연결'을 이제 새로운 '차원(Layer)'으로 확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개인의 기억과 요청 당시 상황을 함께 이해해 같은 부탁에도 각자에게 맞는 결과를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카나나 스페이스는 별도 탭으로 이동할 필요 없이 현재 카카오톡 화면 위에 레이어를 띄워 이용하는 AI 어시스턴트다. 기본적으론 음성인식으로 기능하되, 공공장소 등 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문자로 전환할 수 있다.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쓸어 내리는 제스처를 통해 불러낼 수 있다. 제스처 인식이 불편하면 화면에 별도 버튼을 띄워두고 호출하는 방식도 선택할 수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13일 이프카카오 키노트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시연 화면에서는 카나나 스페이스를 실행하자 카카오의 대표 마스코트 '라이언'이 앱 화면에 등장했다.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라이언과 대화하며 일을 맡기는 느낌을 준다. 라이언에 음성까지 입혔다. 이어 라이언이 앞서 가족 톡방에서 이야기 된 일정에 맞춰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 자녀 하원 일정을 찾아 출발 시간을 안내하거나, 기념일 등 내가 깜빡 잊던 중요한 일을 리마인드해준다.


읽지 않은 업무 메시지에서는 이용자가 확인하거나 결정해야 할 일을 추려냈다. 메시지를 읽음 처리하고 알림을 끄는 등 카카오톡 설정을 바꾸는 기능도 소개됐다. 이용자가 카카오톡 메뉴와 대화방을 일일이 찾는 과정을 AI가 대신하는 방식이다.


김대년 카카오 디자인 총괄 성과리더는 "중요한 건 단순히 요약에서 끝나지 않고 바로 다음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주문과 선물, 예약, 송금 기능 역시 향후 고도화할 영역이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생수를 주문해 달라고 하면 과거 구매한 상품을 찾고 할인 쿠폰 등도 자동 적용해 결제 절차까지 준비하는 식이다. 다만 오류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메시지 전송이나 결제처럼 중요한 행동은 이용자가 확인하고 최종 승인하도록 설계한다.


카나나 스페이스는 이날 사전 신청을 시작했다. 12월부터 일부 신청자를 대상으로 비공개 베타 테스트에 들어간다.


칸바스는 이용자가 자신만의 에이전트를 만드는 PC용 서비스다.


이용자가 어떤 에이전트가 필요한지를 말하면, 그에 맞는 도구와 스킬 등을 연결해 실행에 필요한 기능을 구성한다. 이렇게 만든 에이전트는 내가 허용한 범위 안에서 일을 수행한다. 이용자는 모든 과정을 일일이 챙기는 대신 중요한 단계에서 확인하는 것만으로 일을 마무리할 수 있으며, 반복되는 업무나 일상의 할 일을 간편하게 맡길 수도 있다.


대표 활용 예시로는 세금 신고와 연말정산이 꼽혔다. 흩어진 자료를 모으고 관련 사이트에 입력한 뒤 이용자 확인을 거쳐 신고·납부까지 돕는 방식이다. 칸바스는 이르면 연내 소규모 비공개 테스트를 실시한다.


카나나 스페이스 사용 예시.ⓒ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개인화의 기반은 기억…정보 활용·실행은 동의한 범위에서

카카오는 이용자를 이해하는 AI의 기반으로 '프로젝트 모자이크'를 제시했다. 여러 서비스에 흩어진 이용자의 기억과 경험을 연결해, AI에 일을 맡길 때마다 선호와 상황을 처음부터 설명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핵심은 이용자의 요청과 원하는 결과에 맞춰 각 에이전트에 필요한 정보만 허용된 범위 안에서 전달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역할을 맡은 에이전트들이 공통의 맥락을 이해하고 협업하도록 한다. 개인 정보를 많이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 맡은 일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골라 활용하는 방식이다.


정보 처리에는 스마트폰(온디바이스)과 서버를 함께 활용한다. 기기에서 처리할 수 있는 요청은 온디바이스 모델이 맡고, 복잡한 작업은 서버의 대형 모델 'AI 컨덕터'와 연결한다. AI 컨덕터는 요청에 맞는 모델과 도구를 고르고 실행 순서를 조율한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응답 속도와 성능을 확보하면서 추론 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요청 별로 사용되는 카나나 모델이 다르다.ⓒ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개인화와 함께 강조한 것은 이용자가 허용한 범위를 지키는 안전성이다. 답변 내용뿐 아니라 어떤 일을 계획하고 실제로 실행하는지까지 검증 대상을 넓힌다는 설명이다.


송재하 카카오 CTO는 "에이전트의 행동 계획과 실행이 이용자의 동의 범위 안에서 이뤄지도록 데이터 관리와 안전 검증 체계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대규모 이용자에게 AI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도 강화할 방침이다. 개인의 맥락을 이해하는 모델과 에이전트, 정보 활용과 행동 범위를 관리하는 안전 체계, 이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기반을 함께 갖출 계획이다.


정신아 대표는 "각자의 선택에 맞춰 한 사람, 한 사람을 이해하고 각자의 필요에 맞춰 일하는 기능을 더할 것"이라며 "기대와 낯섦이 공존하는 AI 시대를 누구나 익숙한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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