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푸틴에 선물…러, 테러로 보답할 것”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 켄터키주 포트 캠벨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손을 흔들고 있다 ⓒ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내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솟는 유가를 잡기 위해 대러 제재를 일시 면제하고 러시아산 디젤을 수입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반발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새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강하게 압박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중간선거 유세를 위해 테네시로 출발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그는 수많은 협상을 성사시킬 수 있었음에도 어째서인지 결코 그러지 않았다”며 “협상을 타결할 수 있는 새로운 지도자를 세울 것을 권한다. 우크라이나가 새 대통령을 맞을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019년 5월 취임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4년 5월5년 임기가 종료됐지만, 2022년 2월24일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공에 따른 계엄령을 이유로 선거를 건너뛴 채 계속 재임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경유가격 상승의 책임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돌렸다. 갤런당 6달러(약 8000원)가 넘는 디젤 가격의 배경으로 러시아 정유 시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꼽았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해 세계적으로 경유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논리다.
이날도 젤렌스키 대통령에 향해 “그는 전 세계에 문제를 일으키고 싶어 한다”며 “디젤 연료 문제로 우리 농민과 목축업자들을 곤경에 빠뜨리고 싶어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러시아를 상대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도 좋다. 다만 정유시설은 타격하지 말라’고 했다”며 “그런데 그가 어떻게 했느냐. 기어이 디젤(정유시설)을 타격했다”고 강조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앞서 “미 측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의 정유시설은 공습하지 말라는 요청을 여섯 차례나 했지만, 우크라이나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미 당국자의 발언을 보도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로부터 경유를 들여오는 결정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블라미미르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뒤 러시아가 미국과 세계 시장에 경유 30만t 이상을 즉시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11월 50만t, 이후 100만t과 추가 300만t을 순차적으로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러시아가 ‘경유딜’에 나서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SNS 텔레그램을 통해 “푸틴에게 주는 선물이 평화를 가져오지도, 문명 세계에 어떤 이익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경유에 대해 더 많은 테러와 배신행위로 '보답'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외적으로 큰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연방 상원 원내대표는 발표 직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가 위태로워진 정치적 운명에서 벗어나려 악마와 거래했다“며 이를 ”더러운 거래“라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9월22일 미 뉴욕 유엔총회에서 만나 어색한 표정으로 정면을 바라보 있다. ⓒ EPA/연합뉴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러시아산 경유에 대한 제재를 중단하는 것은 러시아가 전쟁을 치를 수입을 더 얻게 해주는 것“이라며 ”지금은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완화할 때가 아니다. 유럽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직접 통화한 뒤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를 강조했다. 독일 정부 대변인도 AFP통신에 보낸 성명을 통해 대러제재 유지 입장을 밝히며 ”우크라이나의 자력 방위를 위한 분투에 독일의 지원은 흔들림 없다“고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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