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노벨상 불발에 ‘격노’…“8개 종전하고, 남북한 전쟁도 막고 있는데”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10.10 23:11  수정 2026.10.10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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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상 선정한 노벨위원회에 “지워지지 않을 오점”

“듣도 보도 못한 사람이…나는 전쟁 8개나 끝냈다”

루비오 “ICC 산산조각 내버릴 것…동맹들 협조하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 뉴욕주 시러큐스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 도중 지지자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자신이 선정되지 않은 데 대해 “지울 수 없는 오점”이라며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를 향해 강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쏟아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주 시러큐스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오늘 노벨평화상이 내가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에게 돌아갔다. 아무도 모르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라고 폄하했다. 그러면서 “내가 8개의 전쟁을 끝냈다”며 “이 가운데 하나만 해결했어도 노벨상을 받을 수 있다. 우리는 각각의 전쟁에 대해 (하나씩) 노벨상을 8개 받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의 대통령인 내가 대표하는 미국은 노벨평화상을 받았어야 했지만 받지 못했다. 이는 노르웨이와 그처럼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결정을 내린 사람들에게 지울 수 없는 오점”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노벨평화상은 반민주주의적이며 사실상 문명의 적인 소수의 급진적 이념을 가진 자들에 의해 영원히 신뢰를 잃었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을 세웠음에도 이 상을 주지 않은 노르웨이를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자신이 해결했다고 주장하는 분쟁으로는 인도-파키스탄, 이스라엘-하마스, 이집트-에티오피아, 콩고-르완다, 코소보-세르비아 등의 사례를 거론했다. 그는 “나는 한국과 북한, 일본과 북한, 중국과 대만 사이의 전쟁도 끊임없이 막고 있다”며 자기 역할 덕분에 이들 지역에서 전쟁이 벌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조만간 해결하겠다고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란을 향해서는 “이란은 어떤 식으로든 매우 빠르게 결론 날 것”이라며 “그들이 우리에게 모든 것을 내주든가, 아니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든가 둘 중 하나다. 그들도 그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나비 필라이(85) 국제사법재판소(ICJ) 재판관을 겨냥해서도 “분명히 이스라엘을 싫어한다”며 “아무도 들어본 적 없는 유엔에서 일하는 진보 성향 인사에게 노벨상이 돌아갔다”고 깎아내렸다. 그는 “내가 해결한 전쟁 가운데 유엔과 상의한 것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유엔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한 필라이 재판관은 남아공의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싸우며 넬슨 만델라 등 반체제 인사들의 변호를 맡았던 국제법 전문가다. 이후 유엔 인권최고대표 등을 역임했고 현재 미얀마의 로힝야족 집단학살 의혹을 다루는 국제사법재판소 임시 재판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수상 소감을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재치 있는 농담을 던졌다.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AI) 사무총장이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필라이 재판관은 독일 뉘른베르크포럼 행사에 참석하던 중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을 접하고 동료들의 축하와 박수가 이어지자 감사를 표시하면서도 “여러분이 박수를 더 치면 이 상을 트럼프와 나눠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9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노벨인스티튜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요르겐 와트네 프리드네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장이 202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비 필라이 국제사법재판소(ICJ) 재판관의 사진이 담긴 휴대전화를 들어보이고 있다. ⓒ AP/연합뉴스

더불어 “여러분의 갈채는 큰 의미를 갖는다”며 “왜냐면 대중이 ‘당신에게 자격이 있다’라고 동의해주지 않는다면 상 받기를 원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고, 그래서 감사하다”라고 했다. 이 발언은 자신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거듭 주장하며 수상에 강한 의욕을 보여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풍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미 정부는 이날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대한 고강도 제재를 발표하며 ‘미군에 방어를 의존하는 동맹국들’의 협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영상메시지를 통해 “우리의 동맹이 이 불량 재판소 제지에 나서주길 기대한다”며 “미국은 미국인이 더는 위협받지 않을 때까지 국제형사재판소를 산산조각내는 캠페인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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