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정유시설 공격 중단 거듭 요구
젤렌스키 거부하자 러시아와 공급 합의
우크라 "푸틴에 부당한 선물" 강력 반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7월 28일 백악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중단을 여섯 차례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규모 경유 공급 거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간)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 정부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중단하라고 여섯 차례 요청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젤렌스키가 상황을 잘못 읽고 있다"며 "정유시설 공격을 계속하면서 지난 6개월 동안 트럼프와 쌓아온 우호적인 관계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수개월 동안 러시아 정유시설을 집중 공격했다. 러시아는 이에 대응해 경유 수출을 금지했고 이란 전쟁으로 이미 불안정해진 국제 에너지 시장의 공급 부족이 더욱 심해졌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미국 내 연료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발전소 공격을 중단한다면 자국도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멈추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미국은 러시아의 공격 중단과 관계없이 우크라이나가 먼저 공격을 멈출 것을 요구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러시아산 경유 공급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합의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과 국제시장에 경유 30만t 이상을 즉시 공급하고 11월 50만t, 이후 100만t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전체 공급 예정 물량은 최소 180만t에 달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거래에 대해 "공정하지도 정직하지도 않다"며 푸틴 대통령에게 부당한 선물을 안겨준 결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미국과 우크라이나,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계자들은 이날 마이애미에서 종전 협상을 진행했다. 회담에서는 전후 안전보장과 영토 문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방안 등이 논의됐다. 그러나 러시아가 돈바스 전체 통제권을 요구하고 우크라이나는 영토 양도를 거부하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협상 교착이 장기화할 경우 전쟁이 나토 회원국으로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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