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양동엽 대구공업대학 액세서리 공예 디자인과 교수
시장성, 고용전망 높아…"한국에서도 아티스트와 강사 배출할 것”
33년간 도예가의 길을 걸어온 대구공업대 액세서리 공예 디자인과 양동엽 교수는 지난 2003년 국내 최초로 대학 정규과목으로 폴리머 클레이를 개설했다
“누구나 다룰 수 있는 저가의 재료로 고부가가치의 작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창의성과 아이디어만 있다면 자신이 원하는 상상의 나래를 무한대로 펼칠 수도 있죠. 이 얼마나 매력적인 일입니까?”
검정색, 노란색, 녹색... 여러 개의 색점토를 손으로 돌돌 뭉치고 조물조물 몇 번 만지작거린다. 색점토들이 팔레트에 풀어놓은 물감들 마냥 섞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치 김밥처럼 길게 늘어진 검정색 ‘케인’ 속 파란 나뭇잎 문양이 생긴다. 케인을 칼로 자르고 잘라도 나뭇잎의 모양은 그대로다. 수 십 개의 작은 나뭇잎이 생겼다.
이를 오븐기에 구운 뒤 귀걸이, 목걸이 등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 이처럼 간단한 액세서리의 경우 보통 3~4시간이면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
이는 공예의 한 분야인 ‘폴리머 클레이(Polymer Clay)’ 의 기초적인 작업과정이다. 재료도 실은 색점토가 아니라 1930년대 독일에서 개발된 화학적 합성수지이다.
이 합성수지는 1960년대 미국과 독일 등지에서 공예가, 인형을 만들거나 미니어처를 만드는 조형 예술가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는데 이것이 폴리머 클레이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색상과 재질로 개발되고 있다.
양동엽 대구공업대학 액세서리 공예 디자인과 교수(51)는 간단히 작업과정을 보여주며 아직까지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폴리머 클레이에 대해 설명했다.
자신의 연구실에서 폴리머 클레이의 기조적인 작업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양 교수
지난 1977년부터 33년간 도예가의 길을 걸어온 양 교수. 비슬산 자락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도자기를 빚는 이도,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연구실에서 폴리머 클레이 작품을 만드는 이도 모두 같은 사람이다.
양 교수는 “21세기는 새로운 문화 창조를 요구받는 시대이며 과거의 전통공예와 현재의 신소재를 접목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인재가 절실히 필요한 때” 라며 “폴리머 클레이는 흙을 다루는 도예와 닮았다” 고 말했다.
비록 합성수지이긴 하지만 흙을 만질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또 간단해 보이지만 도예와 마찬가지로 경험을 쌓아 숙련되기 전까지는 만족할 만한 작품을 만들기 쉽지 않다고 했다.
국내에 폴리머 클레이가 국내에 알려지고, 폴리머 클레이가 갖는 무한성의 공예적인 능력과 가치를 인정받은 것도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1990년대 초반 서울을 중심으로 국내에 잠시 소개됐지만 폴리머 클레이 공예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리매김을 하지 못하고 곧바로 자취를 감췄다.
양 교수는 1999년 캐나다 밴쿠버의 한 도예 재료 상회에서 폴리머 클레이의 책자와 재료를 발견하고 국내로 가져와 지난 2003년 대구공업대에서 정식 강좌를 개설해 국내에 본격적으로 보급하기 시작했다.
“몇 가지 단편적인 기술만을 가르쳐주고 자격증을 발급해주는 것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대학에서 교육적으로 학생들의 창의력을 길러줘야 롱런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미국, 독일에서처럼 유명 폴리머 클레이 아티스트도 나올 수 있고요. 폴리머 클레이의 재료비는 우리나라 돈으로 몇 천원에 불과하지만 아티스트들의 작품은 평균 500만원을 호가합니다. 어떤 것은 1500만원에도 이르죠.”
양 교수는 대학 교육을 통해 한국에서도 전문 아티스트와 강사를 길러내고 싶다고 말했다
“전문대학의 목표도 재능 있는 진정한 전문가를 키우는데 있듯 국내외에서 상업적으로도 인정받는 아티스트를 길러내고 싶습니다.” 이것이 양 교수가 대학에서 정식으로 강좌를 개설한 이유다.
국내에 폴리머 클레이를 학문적으로 정착시킨 장본인인 양 교수가 예상하는 향후 관련 분야의 시장성과 고용전망은 어떠할까.
“지금 폴리머 클레이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에 와 있습니다.”
양 교수는 “최근 폴리머 클레이의 인기를 반영하듯 학과 지원자 수도 늘었고 대구경북 뿐만 아니라 서울, 울산 등 전국에서 지원해 온다” 고 밝혔다.
또 한국에 정착한지 몇 년 되지 않아 폴리머 클레이 시장의 잠재력은 상당한 반면, 국내에서 폴리머 클레이를 가르칠 수 있는 강사나 교수진, 아티스트들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 고용전망도 밝을 것이라는 게 양 교수의 생각이다.
실제로 아직 졸업 전인 대구공업대 액세서리 공예 디자인과 2학년 학생들은 백화점과 문화센터, 복지관, 중학교 등에서 학생강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각 기관에서 채용공문도 많이 보내오고 있다고 했다.
양 교수는 올해 교육과학기술부 실험실 창업의 하나로 국비 4000여만원을 지원받아 폴리머 클레이에 전통문양을 도입한 메달 형태의 기념품을 제작, 공항이나 정부가 운영하는 관광기관 및 명소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그는 “내년 1월쯤이면 시제품이 나올 것 같다. 이번 실험실 창업은 졸업 후 창업을 준비할 참여 학생들에게도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역 중등교사들을 대상으로 직무연수를 실시한다.
양 교수는 “교사들이 폴리머 클레이를 미술교육의 한 분야로 어린학생들에게 알리고 가르친다면 이 분야의 미래는 더없이 낙관적일 것” 이라고 말했다.
폴리머 클레이를 이용해 만든 열쇠고리, 목걸이, 핸드폰 줄
양동엽 作 ´Dream of space´
꽃모양 케인을 자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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