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는 굴욕, 밖에서는 펄펄’ 토트넘의 기이한 행보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1.23 14:17  수정 2026.01.23 14:17

프리미어리그에서 14위로 여전히 고전하는 중

반면 챔피언스리그에서는 4위로 16강행 앞둬

프리미어리그에서 고전 중인 토트넘. ⓒ AP=뉴시스

토트넘 홋스퍼가 2025-26시즌 기이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안방인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최근 4경기 연속 무승에 머물며 14위에 머물고 있는 반면, 리그 페이즈 단계인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4승 2무 1패로 4위에 몰라 16강 직행 티켓을 손에 넣기 전이다. 같은 팀, 같은 선수단으로 치르고 있는 시즌인 점을 감안하면 극명한 대비를 보이는 행보다.


토트넘의 경기를 살펴보면 EPL과 챔피언스리그에서의 경기 양상과 상대의 접근 방식에서 큰 차이가 나타난다.


먼저 프리미어리그에서 토트넘은 여전히 ‘공격적이고 라인을 끌어올리는 팀’으로 인식된다. 중하위권 팀들조차 토트넘을 상대로 수비 라인을 내리고 빠른 역습을 노리는 전략을 취한다. 문제는 토트넘이 이러한 상대 전략에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경기서 점유율은 높지만 박스 안 결정력은 떨어지고, 한 번의 실수가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지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이와 달리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토트넘은 대부분의 경기에서 상대의 압박을 활용해 공간을 공략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강팀들과의 맞대결에서는 수비 라인을 지나치게 내리지 않았고 이렇다 보니 미드필드에서의 전환 속도가 살아났다. 토트넘이 선호하는 직선적인 공격과 빠른 템포가 유럽 무대에서는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로테이션과 집중도의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부상과 체력 관리 이슈가 반복되며 베스트11 가동이 제한됐다. 리그에서는 ‘한 경기쯤은’이라는 심리가 작용한 반면, 챔피언스리그는 매 경기 사실상 토너먼트에 가까운 긴장감이 유지됐다. 자연스레 선수들의 집중력 차이가 경기력 차이로 이어졌다.


전술적 측면에서도 차이가 보인다. 리그에서는 상대가 내려앉을수록 풀백의 오버래핑 의존도가 높아졌고, 이는 곧 뒷공간 리스크로 돌아왔다. 반대로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상대 역시 공격에 무게를 두는 경우가 많아, 토트넘의 수비 약점이 상대적으로 덜 노출됐다.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에서 펄펄 날고 있다. ⓒ AP=뉴시스

리그 일정이 중반을 넘어간 상황에서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상위권과의 승점 차가 벌어졌고, 시즌 중반 이후에는 강등권 팀들마저 생존 경쟁으로 더 거칠어지는 구간에 접어들었다. 토트넘이 단기간에 순위를 끌어올리려면, 전술 변화보다는 경기 운영의 현실화가 필요해 보인다. 더군다나 FA컵과 EFL컵에서도 조기 탈락했기 때문에 경기 일정 면에서도 숨통이 트였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기대 요소가 충분하다. 리그 페이즈 4위라는 성적은 단순한 ‘이변’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토트넘은 유럽 무대에서 어떻게 해야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시즌 증명한 바 있다. 토너먼트 국면으로 접어들수록 경기 수는 줄고, 준비 시간은 늘어난다. 이는 토트넘에 유리한 환경이다.


결국 토트넘의 올 시즌 성패는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달려 있다. 리그에서의 반전이 쉽지 않다면, 현실적으로 챔피언스리그에 승부수를 띄우는 선택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 유럽클럽대항전에서의 성과는 구단의 위상과 다음 시즌 전력 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프리미어리그 14위와 챔피언스리그 4위라는 모순적인 성적표가 시즌 후 어떤 평가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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