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5년 한성전보총국부터 초거대 AI '믿:음 K'까지
'김구 살린 덕률풍' 에피소드에 'AI 라이브 드로잉' 등 오감만족 체험 공간
개관 50일 만에 1만명…"광화문 찾는 국내외 관광객의 통신 랜드마크로"
온마루 몰입형 미디어 아트 감상 공간 ‘빛의 중정’ⓒKT
2025년 12월 1일 문을 연 'KT 온마루'. 체험형 전시 공간인 이곳은 대한민국 정보통신 140여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타며 개관 50일 만에 누적 방문객 1만명을 돌파했다.
21일 찾은 온마루는 소문대로 가족·연인·친구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대한민국 통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특별한 공간을 직접 경험해봤다.
KT 광화문 사옥 2층에 들어서면 전시장 입구에 '온마루'라는 하얀 간판이 보인다. 온마루는 ‘모든’을 뜻하는 ‘온’과 ‘가장 높은 곳이자 중심이 되는 장소’를 뜻하는 ‘마루’라는 의미를 담은 순우리말 조합이다.
입구를 통과해 전시장 내부에 들어서면 '전봇대'로 흔히 불리는 나무 버전의 초기형 '전신주'가 눈에 띈다. 과거 가장 빠른 소통 수단은 연기와 불빛을 이용한 '봉수'였으나, 1885년 사람 말을 주고 받는 전신선이 개통되면서 근대 통신의 문이 열렸다. 전신선 개통과 함께 시설 운영과 전보업무를 총괄하는 한성전보총국도 이 시기 문을 열었다.
입구를 통과해 전시장 내부에 들어서면 나무로 만든 '전신주'가 보인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초기 전신은 문자를 점과 선으로 부호화해, 짧고 긴 전류를 흐르게 함으로써 부호화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영화 '헌트'에 등장하는 인쇄 전신기도 이 원리를 이용했다. 관람객은 전신주와 전신기 모형을 통해 AI 기술로 구현한 신개념 전보 체험을 할 수 있다. 자신이 만든 전보가 편지 형태로 화면에 바로 뜨게 해 어린이 관람객에게 유독 인기가 높았다.
전시관을 따라 우리나라 최초의 전화기 ‘덕률풍(텔레폰의 한자 차음)’과 189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실제 사용된 초기 전화기도 만나볼 수 있다. 덕률풍이 덕수궁에 설치된지 얼마되지 않아 명성황후 시해 사건으로 한 청년이 인천형무소에 수감되자, 고종황제가 전화를 걸어 형을 멈추게 했는 데 그 청년이 김구 선생이라는 에피소드도 직접 볼 수 있다. 초기 전화기 가운데 3점은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사료 가치가 높다.
온마루 통신사료 전시 공간 ‘시간의 회랑’ⓒKT
1980년부터는 해저 케이블 개통으로 교환원을 통하지 않고도 국제 전화가 가능해졌다. 관람객은 다이얼 전화를 직접 돌려 이 에피소드를 직접 들어볼 수 있다. 옆에는 동전을 넣으면 이용할 수 있는 공중전화와 1980~1990년대 국민들이 사용한 '삐삐'가 전시돼있다. 당시 문자 전송 기능이 없던 삐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숫자 언어'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0242(영이사이)는 '연인 사이'를, 092590(공구이오go)은 '볼링장 가자'를 의미하는 식이다.
전시관 벽면 한 켠에는 전화기에서 휴대폰, 카폰을 거쳐 5G 시대로 이어지는 통신기술 발전 과정과 이에 따른 소통 방식의 변화를 담아냈다. 1G가 언제 어디서나 통화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면 2G 시대에서는 컬러 화면, 벨소리, 배경화면 설정, 카메라 기능이 더해졌다.
3G시대에는 유심 도입에 따른 단말 인증이 가능해졌고 20Mbps급 데이터 전송 속도를 기반으로 인터넷, 이메일, 지도, 게임이 가능해졌다. 4G에 이르러서는 초고속 연결과 다양한 콘텐츠 소비를, 5G는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을 바탕으로 일상을 연결하는 환경으로 확장됐다.
KT는 'SOTA-K', '믿:음 K', '라마(Llama)-K' 등 자사 AI 최신 기술력도 소개했다. 초거대 AI 모델 ‘믿:음 K’은 모델 아키텍처 설계부터 학습 데이터의 구축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하는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 방식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1980~1990년대 국민들이 사용한 '삐삐'.ⓒ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통신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돌아봤다면 '빛의 중정'에서 빛과 미디어가 어우러진 아트 영상을 즐길 수 있다. 1982년 세계에서 열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대한민국의 전화 교환기 TDX(Time Division Exchange)를 주제로 한 미디어 아트 영상을 선보인다. 이는 수동적 감상을 넘어 고객 참여형 인터랙티브 전시로, 관람객이 입장 전 키오스크에서 얼굴을 촬영하면 AI가 디지털 아트로 변환해 전시 콘텐츠의 일부로 구현한다. 관람 후에는 QR코드를 통해 결과물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바로 옆에 자리한 '이음의 여정'은 KT가 축적해 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들어갈 미래를 소개하는 공간이다. 해당 공간은 3~4개월마다 콘텐츠가 변경되는 팝업 형태로 구성된다.
이음의 여정에서는 현재 KT의 AI 기술을 만날 수 있는 ‘AI 라이브 드로잉존’을 운영하고 있다. AI 라이브 드로잉존에서는 AI와 함께 완성한 나만의 작품을 에코백으로 제작해 세상에 하나뿐인 굿즈로 만들 수 있다. 또한 11m 규모의 대형 LED 미디어 방명록에 방문 소감을 남기면, 재방문 시 검색 기능을 통해 추억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온마루 통신사료 전시 공간 ‘시간의 회랑’ⓒ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온마루는 일요일을 제외한 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대중에게 상시 무료 개방되며, 사전 예약을 통해 국˙영문 도슨트 투어도 가능하다. 인기가 부쩍 많아지면서 토요일에는 하루 방문객 600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KT는 온마루가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통신 이정표를 제공하는 랜드마크로 자리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윤태식 KT Brand전략실장 상무는 “온마루는 대한민국 정보통신 140여년의 역사와 함께 KT의 헤리티지와 비전을 직접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브랜드 경험 공간”이라며 “광화문을 찾는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KT만의 고유한 가치와 정체성을 담은 새로운 전시 콘텐츠를 지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온마루 통신사료 전시 공간 ‘시간의 회랑’ⓒ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