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카드론 압박 속 비카드 부문 확대
자동차 할부금융으로 포트폴리오 재편
카드사들이 비카드 부문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으로 평가받는 자동차 할부금융을 늘리며 수익 구조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카드수수료 인하로 본업 수익이 흔들리고 카드론까지 규제에 묶이면서, 카드사들이 업황 악화를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카드사들은 비카드 부문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으로 평가받는 자동차 할부금융을 늘리며 수익 구조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신한·삼성·KB국민·롯데·하나·우리카드 전업 카드사 6곳의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액은 3조80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9%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 하나카드, 롯데카드의 취급액이 늘었다. 증가 폭이 가장 큰 곳은 삼성카드로, 3분기 누적 기준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액이 20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2.1% 급증했다.
하나카드는 같은 기간 4377억원으로 25.3% 증가했고, KB국민카드는 1조2641억원을 기록하며 22.2% 늘었다. 롯데카드 역시 같은 기간 대비 7% 증가한 624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는 취급액이 감소했다. 신한카드의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액은 1조238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9.4% 줄었고, 우리카드는 356억원으로 82.3%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카드사별 재무 여건과 리스크 성향에 따라 자동차 할부금융을 둘러싼 전략이 엇갈린 결과로 보고 있다.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에 다시 주목하는 배경에는 전반적인 수익 구조 변화가 있다.
카드사의 본업인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우대 수수료율 확대 등으로 장기간 압박을 받아왔고,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역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적용으로 성장 여력이 크게 제한됐다.
전통적인 수익원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카드사들이 비카드 부문에서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이런 환경에서 자동차 할부금융은 카드사 입장에서 상품 구조상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으로 평가된다.
고신용 차주 비중이 높고 차량을 담보로 설정할 수 있어, 연체 발생 시에도 채권 회수가 비교적 용이하다는 점에서다.
자동차 할부금융이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 역시 카드사들이 이 부문을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한 축으로 활용하는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자동차 시장 환경도 카드사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올해 국내 신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5% 증가한 167만7000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 판매가 반등하면서 카드사 자동차 할부 이용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흐름이다.
다만 자동차 할부금융이 카드사들의 실적을 단번에 끌어올릴 수 있는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건전성 관리가 일정 부분 이뤄지고 조달 금리 역시 안정화되는 흐름이지만, 대량 취급을 통해 규모의 이익을 확보해야 하는 구조인 만큼 수익성이 압도적인 사업은 아니라는 평가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자동차 할부금융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보다는, 각 사의 재무 여건과 리스크 관리 범위 내에서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본업 수익이 정체되고 카드론까지 규제에 묶이면서 카드사들이 포트폴리오 재편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자동차 할부금융은 업황이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 비카드 부문을 점진적으로 키우기 위한 수단으로, 각 사가 감내 가능한 리스크 범위 내에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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