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X들" 대통령 부인, 좌파 女운동가들 향해 욕설 파문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5.12.09 23:30  수정 2025.12.09 23:30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여사가 과거 성범죄 의혹이 제기된 남성 코미디언의 공연을 방해한 여성 운동가들을 겨냥해 노골적인 욕설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SNS

8일(현지시간)프랑스 RTL·AFP 등에 따르면 전날 파리 폴리 베르제르 극장에서 진행된 코미디언 아리 아비탕(51)의 공연을 앞두고 백스테이지에서 나눈 대화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공개되며 파문이 확산됐다


영상을 보면 브리지트 여사는 아비탕과 사적 대화를 나눈다. 브리지트 여사가 아비탕에게 "괜찮냐. 기분은 어떠냐"고 묻자 그는 "모든 게 무섭다"고 답했다. 이에 브리지트 여사는 "더러운 X들이 있으면 쫓아내 버리자. 특히 가면을 쓴 깡패들"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비탕은 2021년 말 한 20대 여성에게 강간 혐의로 고소당했다가 불기소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여성 운동가들은 그동안 그의 무대 복귀를 반대하며 공연장 주변에서 종종 시위를 벌여왔다. 지난 6일 저녁에도 이 코미디언의 가면을 쓴 여성 운동가 4명이 공연 도중 객석에서 "강간범"이라고 외치며 소란을 피웠다.


브리지트의 발언이 알려지자 좌파 진영은 즉각 반발했다.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사라 르그랭 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 "브리지트 마크롱이 페미니스트들을 모욕했다"고 분노했다.


공연장에서 소란을 피운 여성 단체의 한 회원도 AFP 통신에 "깊이 충격받고 분노하고 있다. 그가 사용한 말들은 그의 사고방식을 여실히 드러낸다"며 "이는 피해자와 페미니스트 단체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프랑스 내 '미투'(MeToo) 운동에 참여한 영화배우 쥐디트 고드레슈는 SNS에 "나도 더러운 X다. 그리고 나는 다른 모든 이를 지지한다"는 글을 올렸다.


브리지트 여사의 측근은 AFP에 "이번 발언은 코미디언의 공연을 방해하고 예술가의 무대 출연을 막으려 한 이들의 과격한 방식을 비판한 것"이라며 "브리지트 여사는 이런 급진적인 방법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