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전국 꼴찌'에서 최우수로…'AI 혁신·공유학교·늘봄'이 만든 3년의 반전​​

유진상 기자 (yjs@dailian.co.kr)

입력 2025.11.30 12:34  수정 2025.11.30 12:34

임태희 교육감 취임 이후 최우수·AI 혁신대상까지

공교육 혁신이 시·도교육청 평가 전 지표 ALL PASS

"교육공동체가 만든 경기교육의 대역전극"

지난 9월 15일 고양에서 열린 '제2회 찾아가는 학부모교육'에서 임태희 교육감이 강연을 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전국 최대 규모의 학생 수와 다양한 지역 여건으로 인해 만년 '하위권'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경기도교육청이 임태희 교육감 취임 3년 만에 교육부 주관 '2025년 시·도교육청 국가시책 추진실적 평가'에서 종합 '최우수' 등급을 차지하는 극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경기교육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교육 표준을 제시하고 있음을 입증한 결과로 평가된다.


"공유학교와 늘봄학교로 사교육·돌봄 부담을 줄이고 하이러닝과 AI 서·논술 평가로 교실을 바꾸는 공교육 혁신이 3년에 걸쳐 쌓인 결과가 이번 시·도교육청 평가 전 지표 ALL PASS와 '대한민국 인공지능 혁신대상' 그랑프리로 확인됐다"는 것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평가다.​​


전국 꼴찌에서 최우수까지, 3년의 궤적


2022년 경기도교육청은 교육부의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12개 지표만 통과하고 5개 지표에서 미달 판정을 받으며 전국 최하위권이라는 참혹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누적된 학력 격차, 학교폭력과 학생 정서 문제, 수도권 사교육 의존과 돌봄 공백, 과밀 학급과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의 이중고까지, 전국 최대·최다 교육청의 구조적 문제가 평가 지표에 그대로 드러난 결과였다.​​


이후 3년 동안 경기도교육청의 곡선은 가파르게 달라졌다. 2023년에는 17개 지표 통과 1개 미달로 올랐고, 2025년에는 21개 정량지표를 모두 충족하는 'ALL PASS'를 기록, 종합 최우수 교육청으로 올라섰다. 특히 학생 마음건강 증진 분야가 정성평가 전국 우수사례로 선정되면서, 단순한 점수 관리가 아니라 학생의 삶과 안전을 바꾸려는 정책이 실제로 효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태희 교육감은 이 결과에 대해 "취임 초기 전국 최하위 평가를 받았던 경기도교육청이 불과 3년 만에 최우수 교육청으로 도약한 것은 경기교육의 방향과 실행력이 현장에서 입증된 것"이라며 "국가시책을 단순 이행이 아니라 경기교육 혁신의 동력으로 삼은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임 교육감은 특히 "디지털 기반 교육환경 조성과 디지털 역량 강화, 학력 향상 지원 등 11개 지표에서 전국 평균을 웃도는 성과를 냈다"며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교육체계를 주도하는 교육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전국 최대·최다 학생이라는 불리한 조건


경기도교육청의 반전은 단순히 점수의 변화만 보더라도 눈에 띄지만, 그 배경에 깔린 '조건'을 보면 의미가 더 커진다. 경기도는 학교 수와 학생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광역 교육청으로, 초·중·고·특수학교를 모두 합치면 타 시·도와는 교육행정의 범위 차원이 다르다. 여기에 서울 인접 대도시와 신도시, 중소도시, 농산어촌과 산간지역이 한 데 섞여 있어, 지역 간 여건과 교육격차를 동시에 안고 가야 하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시·도교육청 평가는 오히려 경기도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쉽다. 특정 지표를 개선하려면, 소수 거점학교가 아니라 수천 개 학교의 평균을 끌어올려야 하고, 각기 다른 상황과 수요를 가진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학생 구성도 일반계와 특성화·직업계고, 다문화·외국인 학생, 기초학력 지원이 필요한 학생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한 가지 처방으로 모든 학교를 움직일 수 없다는 점이 난도를 더한다.​​


이 때문에 3년 만에 21개 정량지표 ALL PASS를 달성했다는 것은 '유리한 조건에서 점수를 끌어올린 사례'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가장 어려운 위치에서 출발해 전국 평가 기준을 통과한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임 교육감이 "정책과 현장을 연계하는 체계를 강화하고, 국가시책을 경기교육 혁신의 동력으로 삼아 미래교육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힌 것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공유학교, 사교육을 줄이고 지역을 잇는 플랫폼


경기공유학교는 경기도교육청이 사교육 경감과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꺼내든 대표적인 교육정책이다. 한 학교가 감당하기 어려운 고급·전문 과정이나 예체능, 진로·탐구 프로그램을 지역 거점학교나 공공시설에서 개설하고, 인근 여러 학교 학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구조다.​


임태희 교육감은 "경기공유학교가 공정한 교육의 새 길을 여는 모델이 될 것"이라며 "학교 간 장벽을 허물고, 학교 밖 공간까지 공교육의 교실로 확장하는 실험"이라고 자신했다.​


2023년 일부 교육지원청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뒤, 2024년에는 25개 모든 교육지원청과 31개 시·군으로 확산되면서, 경기이룸학교·경기이룸대학 등 기존 비교과·진로사업을 통합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도록 재편됐다. '사교육비를 줄이고, 교육격차를 없애고, 늘봄까지 품는 모델'이라는 설명 그대로,​ 학생에게는 학교 정규 교육과정이 담지 못하는 과목과 경험을 공교육 안에서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학부모에게는 사교육 없이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교육비 부담을 덜면서 '공교육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지역맞춤형, 학생기획형, 대학연계형, 특화모델 R&D 선도교육청 등 4개의 프로그램 유형으로 운영된다. 예체능·심화탐구·외국어·공연예술 등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영역이 다수 포함돼 있으며, 3만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수강을 했으며, 만족도는 평균 93.8%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프로그램 수도 2022년 4만7556강좌에서 2023년 5만4498강좌로 크게 늘고 있다.


공유학교는 시·도교육청 평가에서도 사교육 경감, 교육격차 해소, 지역사회와의 협력 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사교육과 돌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학교 밖에서 발생하던 교육 활동을 공교육 영역으로 다시 끌어오는 흐름을 만들면서, 공교육 신뢰 회복과 학생의 하루 시간표 재구성까지 동시에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결과 2023년 경기도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증가율은 2022년 13.5%에서 2023년 5.2%로 전년대비 8.3% 감소했다.


도교육청 정책자문위원장 경인교대 박주형 교수는 “이와 같은 평가 결과는 단순한 지표 관리를 넘어 경기교육이 대한민국 교육의 모든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라고 극찬했다.


지난 9월 포천 선단초등학교에서 하이러닝 활용 수업을 참관하고 있는 임태희 경기교육감. ⓒ
늘봄학교·늘봄공유학교, 돌봄과 방과후를 묶다


늘봄학교는 초등 저학년을 중심으로 정규수업 전·후 시간대에 방과후학교와 돌봄을 통합해 운영하는 모델로 '학교와 지자체가 함께 책임지는 돌봄'을 구현하기 위한 정책이다. 경기도교육청은 2023년 약 80개 학교를 늘봄학교로 선정해 시범 운영을 시작했고, 2024년 이후에는 지자체와 협력해 아침·저녁 돌봄을 확대한 데 이어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늘봄 안에 통합하는 방향으로 확장해 왔다.​


늘봄공유학교는 이 늘봄 모델을 공유학교와 접목한 형태로, 교내 방과후와 학교 밖 거점형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는 구조다. 고양늘봄꿈터처럼 학교 밖 거점 공간에 돌봄과 공유학교 기능을 함께 둔 사례도 등장하면서, 학생들은 방과후와 초등돌봄교실, 지역 거점 프로그램을 끊김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일과를 경험하게 된다.​


늘봄과 공유학교는 함께 작동할 때 의미가 커진다. 학생 입장에서는 '학교 수업 → 교내 방과후 → 공유학교 프로그램 → 저녁 돌봄'으로 이어지는 하루 루틴 속에서 안전하게 머물며, 다양한 학습·문화·체험 활동을 경험할 수 있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사교육이나 조부모 돌봄에 의존하지 않고도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경제적·시간적 부담도 줄어드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러한 구조는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방과후학교 운영, 돌봄 서비스 제공 확대, 지역 연계 등 지표에서 경기도교육청이 높은 점수를 받는 기반이 됐다. 전국 최다 학생을 대상으로 돌봄과 교육을 동시에 확장하는 모델을 구축한 만큼, 다른 시·도교육청에서도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하고 있다.​


학생 안전·마음건강, 수치로 드러난 변화


경기도교육청이 이번 평가에서 정성평가 우수사례로 선정된 대표 영역이 바로 학생 마음건강이다. 도교육청은 '학생 마음 건강 CCTV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마음건강체크(Check)'–'위기학생 케어(Care)–전문가 연계(Treat)'–'미래 비전 제시(Vision)'로 이어지는 단계적 지원 체계를 구축해, 위험 징후를 조기 발견하고, 전문기관 연계와 회복 지원까지 이어지는 안전망을 고도화했다.​


그 결과 '광범위한 지역'과 '전국 최다 학생 수(150만 명, 전국 대비 26%)'라는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관심군의 2차 전문기관 연계율'이 45.8%에서 82%로 크게 높아졌고, 위기학생 관리와 상담·치유 지원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Wee센터와 Wee클래스, 전문상담교사 확충과 프로그램 확대도 병행되면서, 실제 상담 건수와 이용 학생 수, 만족도 지표가 함께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다문화 학생 비율도 5만3837명으로, 전국 다문화 학생의 27.8%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 최초 모델인 '학교로 직접 찾아가는 현장 밀착형 상담 서비스'와 '학생건강증진센터 운영 확대 및 예방 중심의 정신건강 프로그램'은 학생 자살예방 및 심리회복 지원의 '핵심 모범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임태희 교육감은 "학생 마음건강은 단순히 복지나 돌봄의 일부가 아니라 학습과 삶 전체의 기반"이라며 "이번 평가에서 학생 마음건강 증진 노력이 전국 우수사례로 인정된 것은 경기교육이 '따뜻한 AI'와 학생 안전·정서를 함께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AI 기반 학습·평가가 차가운 기술이 아니라, 학생 한 명 한 명의 어려움을 더 빨리 발견하고 도와주는 도구가 돼야 한다는 접근 철학이다.


봉담고 1학년 학생들이 경기도교육청 미래 교수·학습 플랫폼인 '하이러닝'에 탑재된 'AI 서·논술형 평가시스템'을 활용해 한국사 수업을 받고 있다. ⓒ
AI 하이러닝과 서·논술 평가, 교실을 바꾸다


경기도교육청은 '대한민국 인공지능 혁신대상'에서 교육기관 부문 최고 영예인 그랑프리 대상을 수상하며 AI 기반 미래교육 혁신에서도 전국적인 인정을 받았다. 핵심에는 미래 교수·학습 플랫폼인 '하이러닝'과 AI 서·논술형 평가시스템이 있다.​​


하이러닝은 학생 개개인의 수준과 속도, 흥미에 맞춰 학습 경로를 설계하고, 학습결손을 조기에 진단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특히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 평가 참여율을 6.4%에서 99.5%까지 끌어올린 사례는, 학습 진단과 지원 체계가 형식적인 설문이 아니라 실제 수업과 연계되는 구조로 정착됐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AI 서·논술형 평가시스템은 학생들의 사고력과 표현력을 정교하게 분석해 교사에게 피드백을 제공하고,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면서도 수업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임 교육감은 "AI 활용 교육, AI 윤리교육, 디지털 시민교육을 결합해 학생들이 기초역량과 기본인성을 갖춘 디지털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며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AI 시대에 필요한 학습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마련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교육공동체가 만든 집단 성취


결국 21개 정량지표 'ALL PASS'와 최우수 교육청, 인공지능 혁신대상 그랑프리라는 결과는, 도교육청 본청의 정책 설계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집단 성취'에 가깝다. 수업과 평가를 바꾸는 교사의 노력, 방과후와 공유학교·늘봄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과 학부모, 공간과 예산을 나눈 지자체와 지역사회, 위기학생을 함께 돌본 상담·복지·의료기관까지, 수많은 주체가 3년 동안 한 방향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는 점이다.​​


임태희 교육감은 "이번 평가 결과는 현장의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 가 함께 만들어낸 자랑스러운 결실"이라며 "경기교육은 대한민국 교육의 표준으로서 오래된 교육의 틀을 허물고, 공교육의 역할과 책

임을 확대하며, 모든 학생의 성장을 지원하는 경기미래교육으로 교육의 본질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국 최대·최다라는 불리한 조건 속에서, 공유학교와 늘봄, 하이러닝과 AI 서·논술 평가, 학생 마음건강과 안전망이 한 몸처럼 움직인 3년의 경험은 앞으로의 교육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의 지표를 말해준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교육감 공약이행 평가(8대 정책, 65개 공약과제)에서 '2025 전국 공약이행 종합평가' 최고 SA 등급을 달성하며 공약 이행률 92.8%를 달성했다.


공동기획 : 데일리안·경기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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