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C-band 세계 최고 성능 ‘양자 인터넷 핵심 광원’ 개발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5.11.30 12:00  수정 2025.11.30 12:01

C-band 단일 광자원 연속 개발

세계 최고 수준 양자 광자 동일성 달성

양자 인터넷 실현을 위한 차세대 양자 통신

양자 중계기·네트워크의 구현 기대

(왼쪽부터) KAIST 조용훈 교수, 김혜민 박사과정, 김재원 박사과정.ⓒKAIST

한국 연구진이 C-band(씨밴드)에서 세계 최고 품질의 단일 광자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물리학과 조용훈 교수 연구팀이 올해 상온에서도 작동되는 광통신 대역의 위치 제어된 단일 광자원을 실험적으로 구현한데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구별불가능한 동일 광자를 만드는 C-band 대역의 양자 광원을 잇달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단일 광자원 개발…상온에서도 작동


국제학술지 ‘Advanced Quantum Technologies’2월호 표지.ⓒKAIST

일반적인 손전등은 빛을 우르르 쏟아내지만, 단일 광자원은 빛을 한 번에 딱 하나씩 꺼내는 장치다. 이 빛은 복사가 불가능하기에 도청이 거의 불가능한 양자 통신의 핵심 요소다.


또 만들어낸 광자들이 서로 완전히 똑같아 보일 정도로 동일하면 두 광자를 합쳤을 때 특이한 양자 효과(Hong-Ou-Mandel)가 나타나고 이 효과는 양자 중계기, 양자 순간이동, 양자 네트워크 구축 등과 같은 미래 양자 인터넷의 필수 기술을 구현하는 바탕이 된다.


즉 ‘빛을 원하는 시점에 하나씩 만들고 (순도), 그 빛들을 완전히 똑같게 만드는 능력(동일성)’이 양자 인터넷을 위한 양자 광원의 핵심 성능이다.


연구팀은 상온에서도 잘 작동하는 단일 광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질화갈륨(GaN)이라는 재료의 결함에서 나오는 단일 광자에 주목했다.


그러나 이 기술은 결함이 아무 곳에서나 생기고 빛이 박막 안에서 갇혀 빠져나오기 어렵고 효율이 낮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미세 패턴을 새긴 사파이어 기판(PSS)을 만들고 그 위에 GaN 박막을 성장시켜 빛이 나오는 결함의 위치를 원하는 대로 조절하고 빛이 완전히 갇히지 않고 밖으로 잘 나오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상온에서도 통신용 파장대(1.1–1.35µm)에서 단일 광자의 위치와 밀도를 제어하면서 보다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


연구는 김혜민 박사과정이 제 1저자로 참여했으며 양자 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인 ‘Advanced Quantum Technologies’ 게재됐고 2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C-band 대역의 고동일성 양자 광원 개발


원형 브래그 공진기 결합 InAs 양자점의 발광 스펙트럼과 구분불가능성 측정결과.ⓒKAIST

전 세계 인터넷은(1550 nm 부근의) C-band 대역의 빛을 표준으로 사용한다. 이 파장은 광섬유 속에서 가장 적게 약해지고 가장 멀리 전달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파장에서 양자 광원을 만들어내면 기존 인터넷망과 그대로 연결되는 양자 인터넷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 파장에서 높은 품질의 확정적 단일 광자를 만드는 것이 세계적으로 가장 어려운 기술 중 하나라는 점이다.


양자점은 아주 작은 빛 공장처럼 크기에 따라 낼 수 있는 빛의 색이 달라지는데, 기존 재료(GaAs 위에 InAs)로는 양자점이 너무 작게 형성되어 주로 900nm 부근의 양자 광원을 성능 좋게 잘 만들 수 있었다.


연구팀은 먼저 장파장의 빛을 내는, 더 큰 양자점을 만들 수 있도록 ‘재료 조합’을 새로 설계했다.


이에 InP 기판과 InAlGaAs 장벽 조합을 도입해 더 큰 InAs 양자점을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고 이 양자점이 드디어 1550 nm (C-band), 즉 광섬유 통신에서 사용하는 파장에서 단일 광자를 효과적으로 만들어내도록 했다. 결국, 재료 조합을 바꿔 더 큰 ‘빛 공장’을 지어 C-band 빛을 구현한 셈이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광자 품질을 높이기 위한 구조적 개선을 적용했다. 성장된 양자점을 중심에 두고 초정밀 원형 브래그 격자(CBG) 구조를 제작함으로써 빛 알갱이인 광자가 더 빠르고 깨끗하게 방출하도록 했다.


쉽게 말해 빛 공장에 특수 배광 장치를 달아 보다 많은 빛이 빠르게 빠져나오도록 한 것이다.


또 양자점을 켜는 방식(여기 방식)도 개선했다. 기존 방식은 잡음이 섞이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빛의 색이 흔들려 광자들이 서로 완전히 같아지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준공명 p-shell 여기 방식을 사용했다. 이는 빛이 나오는 에너지(s-shell) 보다 위 단계(p-shell)를 살짝 건드려 양자점을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켜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원하는 빛 만을 잘 선택할 수 있고 잡음과 시간 흔들림이 크게 줄어든다.


이러한 두 가지 기술을 결합한 결과, 연구팀은 동일성 72%와 순도 97%라는 C-band 최고 품질 기록을 달성했다.


물리학과 김재원 박사과정이 제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양자 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인 ‘Advanced Quantum Technologies’ 게재됐고, 10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조용훈 교수는 “기존 광섬유 통신망과 바로 연결될 수 있는 파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확정적 양자 광원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얻은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선정된 양자과학기술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통해 이러한 확정적 양자 광원의 동일성을 95% 이상으로 더욱 고도화하여, 양자컴퓨터·양자통신·초정밀 센싱 등 차세대 양자기술의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기반 기술인 다중 광자 얽힘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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