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SAF 혼합 의무화...‘팜 메이저’ 포스코인터에 쏠린 눈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5.11.26 16:34  수정 2025.11.26 16:34

인니 팜 1조 M&A…정제공장으로 ‘풀 밸류체인’

공급 제약에 가격 상방 열려...팜유 가치 재조명

팜·LNG ‘투트랙’ 성장…중장기 현금창출력 강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인수한 삼푸르나 아그로 팜 농장에서 비료를 시비하는 모습.ⓒ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인도네시아 대형 팜 기업을 인수하고 현지 정제공장을 준공하며 팜 종자 개발부터 바이오연료 원료 생산까지 이어지는 ‘풀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완성했다. 항공 탈탄소 정책 확대로 지속가능항공유(SAF) 수요가 늘어나면서 원료 확보-정제-유통까지 수직계열화를 갖춘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사업 확장 가능성이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팜유 시장은 식용유뿐 아니라 바이오디젤·SAF 원료 비중이 확대되면서 장기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 규제 강화로 팜 플랜테이션 신규 개발이 제한돼 기존 농장을 보유한 기업의 전략적 가치도 부각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인도네시아 상장사 ‘삼푸르나 아그로’ 지분 65.72%를 약 8300억원에 인수해 경영권과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남은 지분은 내년 상반기까지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할 예정이며 전체 규모는 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인수로 포스코인터는 기존에 보유했던 파푸아 농장에 이어 영농 면적이 총 15만 헥타르(1500km²)까지 확대되며 글로벌 팜 메이저 수준으로 올라섰다.


삼푸르나 아그로는 인도네시아 팜 종자 시장 점유율 2위 기업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생산성이 높은 팜 농장을 운영 중인 가운데 이번에 편입된 농장은 이미 성숙 단계로 인수 초기부터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 팜 농장은 식재 후 3~4년 뒤부터 수확이 가능하고 20년 이상 생산이 이어지는 장기 고수익 구조다.


이와 함께 포스코인터는 최근 인도네시아 동(東)칼리만탄 발릭파판에서 GS칼텍스와 공동 설립한 연 50만톤(t) 규모 팜유 정제법인(PT.ARC) 준공식도 열었다. 이는 국내 연간 팜 정제유 수입량의 약 80% 수준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생산한 팜 원유(CPO)를 ARC가 정제하고 생산품은 인니 내수 및 한국·중국으로 판매된다. 팜 종자–착유–정제–수출까지 수직계열화가 완성된 셈이다.


SAF 시장 확대도 포스코인터의 성장 요인이다. 현재 팜유 부산물은 전 세계 항공유 시장에서 SAF의 주요 원료로 부상했다. 국내는 2027년부터 국내 공항 출발 국제선 항공편에 SAF 1% 이상 혼합 사용이 의무화되고 추후 적용 비율이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SAF는 기존 항공유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을 약 80% 줄일 수 있으나 생산 단가가 일반 항공유의 3배 이상으로, 안정적 원료 조달과 공급망 확보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삼푸르나 아그로 착유공장 전경ⓒ포스코인터내셔널

글로벌 팜유 수급 또한 포스코인터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유럽 연합(EU) 산림벌채 규제(EUDR) 도입과 인니·말레이시아의 신규 플랜테이션 제한으로 공급은 연평균 1%대 성장에 그치는 반면, 수요는 SAF·식품·화학 소재로 확장돼 연 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8년 이후에는 수급 역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에 포스코인터에 편입된 농장과 기존 파푸아 단지는 모두 2020년 이전 개간지로 관련 친환경 국제인증(RSPO)을 보유해 규제 대응력이 높다.


업계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이번 인수를 통해 자원개발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안정적 현금 흐름 기반의 식량·바이오 에너지 사업으로 축을 넓혔다고 해석한다. 팜 사업이 액화천연가스(LNG)에 이은 ‘두 번째 성장 엔진’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LNG에 이어 팜 사업에서도 풀 밸류체인이 완성돼 중장기적으로 팜 시황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면서 “판매 최적화와 구매 스케일 확대 등에 따라 연간 3000만 달러 시너지 효과 창출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신용평가사 역시 이번 인수가 사업 다각화와 이익 창출력에 기여하면서 등급 전망이 긍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판단했다.


양다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이번 인수로 인해 순차입금이 증가하지만 부채비율 140% 내외, 차입금의존도 37% 내외의 우수한 재무 안정성이 유지된다”면서 “기존 사업의 견조한 현금 창출력에 삼푸르나 아그로의 연간 1500억원 내외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창출력이 더해져 재무 부담이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