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오사카 고객경험센터(CXC) 방문기
인스터부터 아이오닉 5 N까지…브랜드 경험 콘텐츠도
낮에는 출고, 밤에는 쇼룸으로…공간 활용성 극대화
"오픈 5개월 만에 계약 100대…현대 인지도 높아져"
현대자동차 오사카 CXC(고객경험센터) 전경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일본 오사카에서 가장 번화가로 꼽히는 도톤보리강 북쪽으로 걸어서 불과 10분도 채 되지 않는 곳. 수많은 젊은이들이 스쳐가는 이 곳에 일본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수입차 업체의 간판이 크게 들어서있다. 지난 2022년 10여년 만에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 현대자동차의 '고객경험센터(CXC)'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찾은 현대차 CXC는 일본 내에서도 땅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오사카 한복판 커다란 빌딩 1층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한국인에겐 익숙하지만, 일본 도로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코나 일렉트릭과 아이오닉 5가 입구에서부터 고객들을 맞았다.
오사카 CXC는 일본 내에서 단 두 곳 뿐인 현대차의 '고객 친화공간'이다. 온라인으로만 차량을 판매하는 현대차의 전략 특성상, 판매보다는 브랜드 경험과 차량 시승에 목적을 뒀다. 관동 지역 고객은 요코하마 지점이, 간사이 지역은 이곳 오사카 지점이 커버한다.
현대자동차 오사카 CXC(고객경험센터) 1층 공간. 인스터(캐스퍼 일렉트릭 현지명)와 아이오닉 5 모델이 전시돼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오사카 CXC는 값비싼 임대료 탓에 빌딩 1~2층만 사용하고 있는데, 아담한 공간을 실하게 채워낸 것이 특징이다. 현재 일본 내 가장 인기 모델인 아이오닉 5와 인스터(캐스퍼 일렉트릭의 현지명)를 1층 전면에 내세웠고, 안쪽에는 고성능존을 별도로 마련해 아이오닉 5 N의 실차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현대자동차라는 '브랜드'를 경험하는 공간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콘텐츠들이 눈에 띄었다.
포니, 스쿠프, 엑센트부터 아이오닉 6 등 최근 모델까지 현대차의 헤리티지를 담아낸 굿즈, 최첨단 기술 집합소인 HMGICS(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의 미니어처 등이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방향성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고성능존에서는 방문객이 아이오닉 5 N 모델의 드라이빙 시뮬레이션을 직접 해볼 수도 있다.
임민주 HMJ 상품마케팅실장 상무는 "오사카의 임대료가 비싸다보니 최대한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오사카 CXC(고객경험센터) 내 전시된 HMGICS(현대차그룹 싱가포르 혁신센터) 모형 및 차량 굿즈(왼쪽)와 아이오닉 5 N의 드라이빙 시뮬레이션 체험 공간(오른쪽)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1층 한켠에는 브랜드 체험 뿐 아니라 출고 고객을 위한 공간도 별도로 마련됐다. 온라인으로 구매한 차량을 고객이 직접 수령하는 곳으로,차 한대가 겨우 들어갈 정도로 좁지만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출고 공간에는 실제 인도를 앞둔 아이오닉 5 한 대가 서있었는데, 이 곳에서 출고 전 차량 설명과 기념식이 이뤄진다. 전면에는 출고 기념식을 위한 대형 스크린과 전기차 충전을 위한 콘센트 충전구가 마련됐고, 차량 후면 쪽에 위치한 벽은 출고시 위로 열리는 구조다. 전기차에 익숙지 않고, 현대차 모델에 경험이 없는 고객이 대부분인 만큼 이 곳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코테가와 쥰이치 HMJ CXC 오사카 시니어 매니저는 "출고 시 1시간에서 1시간 반정도 설명을 요구하신다. 수입차이고, 전기차가 낯설기 때문"이라며 "현대차를 처음 사는 고객들이 많은데 '품질이 좋다', '장비가 출중하다'는 부분에 놀라시곤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 오사카 CXC(고객경험센터)에서 출고를 기다리고 있는 아이오닉 5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출고가 이뤄지지 않을 때는 쇼룸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외벽이 통창으로 돼있는 덕이다. 번화가 메인거리와 가까워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밤에도 조명이 꺼지지 않는 유일한 공간이다.
임 상무는 "이 공간은 출고 공간이기도 하지만, 쇼룸처럼 쓰이기도 한다"며 "근처에 술집이 많아서 밤에 젊은이들이 많이 지나가는데, 퇴근할 때 조명을 더 밝게 해두고 간다. 밖에서 사진을 찍고 가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CXC 방문이 계약으로 이어지는 성과도 조금씩 내고 있다. 실제 이 지점에서는 지난 5월 오픈 이후 6개월 만에 100건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수입차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현지 브랜드의 점유율이 막강한 일본 시장에서 미약하게나마 인지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코테가와 매니저는 "관동은 지자체 보조금이 많지만 오사카는 별로 없어 판매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이 시설이 5월에 오픈했는데, 계약이 100대를 넘었다"고 했다.
현대차 오사카 CXC(고객경험센터) 전경 ⓒ한국자동차기자협회
현대차 CXC에는 일본 시장 특성상 전기차 전환이 늦은 만큼, 할인 카드를 내걸어 빠른 성장을 욕심내기 보다 '천천히 스며들겠다'는 전략이 잘 묻어있다. 시장이 성숙되는 동안 CXC를 활용해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노출하고, 브랜드 경험을 확대시키겠다는 것이다.
코테가와 매니저는 "일본 소비자의 특징은 품질에 상당히 까다롭다는 점"이라며 "판매할 때 단순히 할인을 강조하는 게 아니라 딜러, 수입차 경쟁사와 비교를 하는 방식으로, 현대차의 좋은 점을 전달하고 시승을 통해 고객이 납득하고 만족하게 하려 하고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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