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온서비스 AI'로 역대 최대 실적…다음 카드는 '피지컬 AI'(종합)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입력 2025.11.05 10:51  수정 2025.11.05 11:31

3분기 매출 3.1조, 영업익 5706억 '역대 최대'

'검색·쇼핑' 핵심 사업에 AI 접목해 사용성 개선

'피지컬 AI' 차기동력 낙점…글로벌 확장 무기

GPU에 1조 투자…로봇 OS 시장 성장세 예상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1784 사옥 전경.ⓒ네이버

네이버의 '온서비스 AI(On-Service AI)' 전략이 통했다. 검색과 쇼핑 등 핵심 사업에 AI(인공지능)를 접목한 시도가 매출로 이어지며 지난 3분기 분기 최초로 매출 3조원을 벌어들였다.


회사는 핵심 사업을 넘어 더 넓은 분야에 AI 접목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지고, 미래 동력인 '피지컬 AI'를 앞세워 글로벌 확장을 노린다.


네이버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5706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조14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늘었다.


서치플랫폼(검색)과 커머스 등 주요 사업 부문이 AI 접목 효과로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서치플랫폼은 AI 브리핑 도입 확대 및 홈피드 개편, 콘텐츠 수급 확대가 맞물리며 이용자 사용성이 크게 개선됐다. 올 초 시작한 검색 내 AI 브리핑은 전체 검색 쿼리의 15%까지 커버리지를 넓혔다. 답변 만족도가 높아지며 약 3000만명의 이용자가 AI 브리핑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AI 브리핑 하단에 제시되는 연관 질문 클릭수는 서비스 도입 초창기와 비교해 5배 이상 증가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는 검색 외에도 쇼핑, 결제, 예약 등 여러 버티컬 서비스를 갖춘 만큼 다양한 AI 에이전트를 선보일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내년 봄 쇼핑 AI 에이전트를 시작으로 생성형 AI 검색 탭, 통합 AI 에이전트까지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플랫폼 광고 매출도 피드 서비스 확대, AI 광고 최적화 기술 '애드부스트'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전 분기 대비 3.5% 성장했다.


최 대표는 "AI 브리핑 확대에 따른 차별화된 검색 경험 증가로 광고 효율도 늘고 있다"며 "3분기 AI 기술을 활용해 광고 추천을 최적화하는 노력을 통해 주요 지표가 견조하게 성장했고, 광고주 저변도 확대되고 있다. 커머스 지면을 비롯해 피드화되는 엔터 지면을 발굴해 광고 노출 최적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머스 부분에서도 AI 개인화 적용 비중을 확대한다. 그 일환으로 커머스 전용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홈 지면의 AI 개인화 적용 비중을 현재 31%에서 80%까지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네이버와 엔비디아 주요 경영진이 지난 5월 대만 엔비디아 오피스에서 별도 미팅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수연 네이버 대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제이 퓨리(Jay Puri) 엔비디아 총괄 부사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네이버클라우드
'피지컬 AI'가 미래…기술력 글로벌 수준 자부

이날 네이버는 산업 전반에 활용하는 '피지컬 AI 공략' 등 신규 사업을 위해 GPU(그래픽처리장치)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최근 CEO(최고경영자) 직속 'R-TF'를 신설했다. 네이버랩스가 연구해 온 AI, 디지털 트윈, 스마트 시티 등 미래 기술을 본격적으로 사업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R-TF를 전진기지 삼아 피지컬 AI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 역시 네이버클라우드를 '피지컬 AI 플랫폼' 공동 개발 파트너사로 낙점하고, 최신 블랙웰 GPU 6만장을 공급하기로 했다.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GPU 포함한 전체 인프라 투자를 1조원 단위로 예상한 바 있고, 피지컬 AI 등 신규 사업을 감안하면 GPU에만 1조 이상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GPU 투자는 미래를 위한 선제 투자 외에도 GPUaaS(서비스형 GPU) 제공 등도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네이버는 네이버랩스에서 피지컬 AI를 위한 선행 기술을 연구해 왔으며, 사옥인 네이버 1784를 테스트베드 삼아 실증을 이어왔다고 강조했다. 로봇이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1784를 자유롭게 이동하고, 이를 네이버 클라우드에서 실시간 제어하는 환경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의 핵심 경쟁력은 하드웨어보단 소프트웨어에 있다고 판단해 '아크'와 '어라이크'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며 "해당 기술들은 글로벌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네이버가 지향하는 로봇 OS(운영체제) 및 제어 플랫폼 시장이 전세계 로보틱스 시장의 약 39% 이상 차지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크는 다양한 제조사의 로봇을 통합 관리하는 OS 플랫폼이다. 로봇계의 윈도우 같은 역할을 지향한다. 어라이크는 GPS가 닿지 않는 곳에서도 로봇이 정확한 위치를 인식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최 대표는 "이미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기반의 풀스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여러 한국 제조 기업들에게 맞춤형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며 "매출 측면에서도 잠재력이 큰 영역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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