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역대급’ 해외수주 실적에도…수주국 다변화·리스크 관리 과제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5.10.31 07:00  수정 2025.10.31 07:00

3Q까지 413억 달러…목표치의 80% 수준 달성

‘체코 원전’ 효과에 여전히 높은 중동 의존도

해외건설이 오히려 ‘독’ 되기도…손실로 영업이익 ‘뚝’

“내년 정부의 해외 수주 목표치 하향 조정될 것”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해외 건설 수주 500억 달러 달성 목표에 청신호가 켜졌다. 올해 3분기에 벌써 목표치의 약 80%에 해당하는 실적을 채우면서다.


하지만 이는 한국수력원자력의 대형 프로젝트인 체코 원전 사업이 반영된 결과로 수주국 다변화가 숙제로 꼽히는 가운데 손실로 인한 수익성 악화 가능성도 여전히 상존해 리스크 관리도 과제로 남아 있다.


3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국내 230개 기업이 97개국에서 413억2900만 달러(441건)를 수주했다. 이는 1년 전 수주액 211억1200만 달러 대비 95.8% 급증한 실적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올해 남은 기간 무난하게 남은 수주 실적을 채워 무난히 500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별 실적을 보면 유럽이 중동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3분기 유럽에서 거둔 수주 실적은 198억1900만 달러 규모로 전체 비중의 47.9%를 차지했다.


반면 줄곧 수주 비중의 1위를 차지했던 중동에선 1년 전(119억4100만 달러) 대비보다 부진한 109억4900만 달러의 실적을 거둬들였다. 이는 전체 수주금액의 26.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하지만 이는 체코 원전 수주에 따른 착시 효과다. 187억2000만 달러에 이르는 체코 원전 사업 성과를 제외하면 유럽에서 수주한 금액은 약 11억 달러에 불과하다.


전체 수주 실적을 따져봐도 체코 원전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45.3%로 사실상 이를 제외하면 여전히 중동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에선 체코 원전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없는 상황에서 올해와 같은 호실적을 이어가긴 어렵단 전망이 나온다.


세계적인 신용평가사 S&P 글로벌은 올해 세계건설시장 규모를 지난해 대비 5.1% 성장한 15조3000억 달러로 전망하며 중동 건설시장도 8.2% 성장한 7543억 달러 규모로 예측했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 전망 등으로 인해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건설공사 발주량이 감소될 것이란 예측과 맞물려 수주국 다변화를 꾀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외건설 사업에 대한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대표적으로 현대건설이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사업 손실로 영업이익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사업 부진에 따른 손실을 반영해 1조2634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는데 올해도 폴란드와 말레이시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업장에서 2000억원 안팎의 본드콜이 제기됐다.


본드콜은 시공사가 도급계약을 미이행할 경우 발주처가 금융기관에 보증금 지급을 요구하는 절차로 실제 지급 시 손실로 반영된다.


해외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체코 원전 사업 외에는 가시적으로 두드러지는 성과가 난 것 같지는 않다”며 “기업들도 예전보단 수익성이나 기업별로 원전, 친환경 에너지, 투자개발사업 등 포트폴리오에 맞는 전략을 고민하면서 해외수주 범위를 좁혀나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기대되는 메가 프로젝트가 없어서 내년에도 500억 달러를 목표로 제시하긴 어려울 것 같다. 정부에서도 목표금액을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실 수주는 기업들의 성과인 만큼 정부가 제시하는 해외수주 목표치는 기대치로 이해하는 게 적절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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