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떠나는 개미들…3분기 순매도액 17조 ‘역대 최대’

9월 코스피 순매도액 역시 사상 최대 가능성

삼전·하이닉스 등 반도체株 비중 73% 달해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3분기 들어 코스피가 상승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17조원 넘게 팔아치우며 ‘국장(국내 증시)’을 대거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이달 26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7조6580억원 순매도했다. 이는 거래소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8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직전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는 2012년 기록했는데, 당시 개인의 코스피 순매도액은 9조2930억원이었다. 아직 9월 거래일은 2거래일 남아있지만 이틀 동안 개인이 8조원 이상 순매도하지 않으면 3분기 순매도액이 역대 1위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월별로 보면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올해 7월 7조7300억원 순매도한 뒤, 8월 2160억원으로 매도 규모를 대폭 줄였다. 다만 9월 순매도액은 9조7110억원으로 전월의 45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9월 순매도액 역시 월별 기준 역대 최대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직전 월별 기준 최대 순매도액은 지난해 2월 기록한 8조4120억원이다.

와국인이 3분기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11조6360억원 순매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3분기에만 10.2% 올랐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를 대거 떠난 모습이다.

정부의 세제개편안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가운데 코스피가 고점에 이르렀다는 인식에 차익 실현에 나서고, 미국 등 해외 증시로 자금이 옮겨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직전 집계일인 24일 기준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보관액은 2192억2500만 달러(한화 309조1730억원)로 2분기 말(1844억5400만 달러) 대비 347억7100만 달러 늘었다.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대거 파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은 3분기 들어 삼성전자를 11조1390억원, 삼성전자 우선주를 1조70억원, SK하이닉스를 6820억원 순매도했다. 세 종목의 순매도액 합은 12조8280억원으로, 같은 기간 개인의 코스피 시장 전체 순매도액의 73%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10월 실적 시즌을 거치면서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보면서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및 한미 관세 협상 관련 불확실성 등은 변수로 꼽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월부터 시작될 3분기 실적 시즌은 국내 증시의 상승 모멘텀을 재차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원들이 연내 신중한 금리 인하 전망을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9월 고용지표·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단기적인 변동성 장세가 출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