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학술원, 'AI 스타트업 토크' 개최…"AI 경쟁력은 소프트웨어에"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5.09.21 13:00  수정 2025.09.21 13:01

최종현학술원·한국고등교육재단, 'AI 스타트업 토크' 공동 개최

AI 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알고리즘의 동시 최적화 강조

위조상품, 불법 콘텐츠 확산 문제 해결 방안 논의

19일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한국고등교육재단 공동 주최 ‘AI 스타트업 토크’ 강연에서 김한준 퓨리오사AI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발표하고 있다. ⓒ최종현학술원

최종현학술원과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AI(인공지능) 스타트업 토크' 강연을 공동 개최했다고 21일 밝혔다.


최종현학술원은 SK그룹이 최종현 선대회장의 인재보국 경영철학을 계승하기 위해 창립한 곳이다. 현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연에는 김한준 퓨리오사AI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조강원 모레 대표(CEO), 이주형 마크비전 AI 총괄이 연사로 참여해 창업 배경, 핵심 기술과 사업 모델, 인재 전략을 공유했다. 무대에 오른 세 명의 연사는 모두 재단 장학생 출신이다.


김 CTO는 "AI가 학습에서 추론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전력 소모와 컴퓨팅 파워 문제가 새로운 패권 경쟁의 핵심이 되고 있다"며 자사의 저전력 반도체 칩을 소개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세계 1위 기업이지만, 퓨리오사AI는 추론 영역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며 "프로그램 지원성, 성능,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잡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2017년 설립된 퓨리오사AI는 국내 대표 AI 유니콘으로, 최근에는 LG AI연구원·오픈AI와 파트너십을 맺고 실제 모델 실행 데모를 선보였다.


조 CEO는 "AI는 알고리즘의 승부가 아니라 초거대 컴퓨팅 인프라와 이를 쥐어짜는 소프트웨어의 전쟁"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GPU(그래픽처리장치)만 파는 회사로 보이지만, 이미 수천억 원대 데이터센터 장비를 공급하며 AI 생태계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CEO는 엔비디아가 풀지 못하는 문제를 소프트웨어로 해결하는 전략을 택했다. AMD 등 다양한 반도체 기업과 협업해 특정 칩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하드웨어에서 최적화된 성능과 비용 효율을 구현하는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AI 총괄은 위조상품·불법 콘텐츠 확산을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위조상품 시장 규모가 전 세계 500조원에 달하고, 국내 피해만 연간 13조원에 이른다"며 "루이비통·티파니 등 글로벌 브랜드를 고객으로 둔 마크비전은 AI 기반 탐지·차단 솔루션을 통해 글로벌 지식재산권 보호 생태계를 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AI 산업의 본질적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대해 김 CTO는 “AI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알고리즘의 동시 최적화가 핵심”이라며 “실제로 반도체 기업들도 소프트웨어 인력이 더 많을 정도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균형이 중요하다. 결국 협업을 통해 최적 지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CEO는 “데이터센터에는 수만 개의 칩이 섞여 있기 때문에 특정 칩에 올인하기보다 워크로드별로 이기종 칩을 혼용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스케줄링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소프트웨어 최적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연사들은 대학·채용·창업·업무 방식 전반이 AI 도입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낮은 단계의 문제 해결은 AI가 대신하고, 인간은 문제 정의와 좋은 질문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메시지였다. 채용과 창업 환경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역량·고차원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와 집요한 실행력을 보이는 팀에는 여전히 기회가 열려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또한 “대학은 지식 주입의 공간을 넘어, 프로젝트로 ‘부딪혀보는’ 실험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6개월~1년 단위의 목표를 실제로 완수하는 경험이 질문력·문제 정의 능력을 키운다는 설명이다.


‘지금이 창업하기 좋은 시기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김한준 CTO는 “창업은 본질적으로 힘든 길이기에 기본적으로는 말리는 편”이라면서도 “AI 에이전트의 활용으로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만큼, 기회비용은 과거보다 낮아졌다. 지금이야말로 창업하기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겸 한국고등교육재단 대표는 “51주년을 맞은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이제 훌륭한 학자를 양성하는 역할을 넘어,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인재상을 고민하고 있다”며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는 능동적 인재를 키우는 것이 재단의 새로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그 속에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며 조직을 이끌어온 경험은 후배 세대에 큰 울림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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