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과 ‘틱톡 인수’ 큰 틀 합의…“미국이 통제할 것”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9.16 06:47  수정 2025.09.16 06:47

WSJ “中, 트럼프 방중 성사 위해 틱톡 매각 동의로 선회 관측”

美·中, 19일 정상통화서 승인 전망…틱톡 매각시한도 연장될듯

美, 관세 유예 연장 시사…中 엔비디아 조사엔 "타이밍 부적절"

美·中, 관세 및 수출통제에 대해선 아직 최종 해법 찾지 못해


스콧 베선트(왼쪽) 미국 재무부 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14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미중 무역·경제 회담에서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한 4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미국 내 안보 우려가 제기된 중국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 처분 방안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 두 나라는 다만 관세와 수출통제 등에 대해선 아직까지 최종 해법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무역협상이 매우 잘 진행됐다”며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지켜내고 싶어했던 ‘특정’ 기업에 대해서도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는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할 예정”이라며 “미·중 양국관계는 여전히 굳건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특정 기업은 틱톡이다. 틱톡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모회사가 중국 즈제탸오둥(Bytedance)인 만큼 중국 정부의 개인정보 탈취나 해킹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미국 내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는 방안을 두고 미·중 두 나라가 힘겨루기를 벌였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이날 무협협상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양국이 틱톡과 관련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며 “기본 틀은 틱톡을 미국이 통제하는 소유 구조로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19일로 예정된 양국 정상 통화를 앞서가지 않겠다”며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정상들이 합의를 확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협상 대표 겸 부부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틱톡을 포함한 경제·무역협상과 관련해 ”솔직하고 심도 있고 건설적인 소통을 진행했다“며 ”협력을 통해 기본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당초 17일로 예정돼 있던 틱톡 강제 매각시한도 연장될 전망이다.


그는 미국이 원하는 대로 일방적으로 끌려가진 않을 것이라는 점도 시사했다. 리 대표는 ”틱톡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기술 및 경제 무역 문제의 정치화, 도구화, 무기화에 반대한다“며 ”중국은 국익과 중국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확고히 보호하고 법과 규정에 따라 기술 수출 승인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바이트댄스가 미국 내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틱톡 서비스를 금지하는 이른바 ‘틱톡 금지법’이 지난해 4월 제정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층이 틱톡을 애용하는 점을 고려해 취임 후 틱톡 금지법 시행을 유예하고 매각 주체를 물색하는 한편 중국과의 협상을 진행해왔다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자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는 틱톡의 미국 사업을 새로운 미 법인으로 분사한 뒤 미 투자자들이 법인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바이트댄스는 소수 지분만 보유하는 인수안을 중국에 제안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이번 마드리드 협상 전까지는 트럼프 정부와의 관세전쟁과 맞물려 틱톡 인수 제안을 거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성사를 위해 결국 매각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미·중 양국이 틱톡 문제와 관련한 원칙상 합의에 도달함에 따라 오는 17일로 예정돼있던 틱톡 강제 매각 시한도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무역협상에서는 미·중 양국이 관세 문제도 논의했다. 두 나라는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첫 협상에서 각각 115%포인트씩 관세율을 90일 동안 낮추기로 합의한 데 이어 관세인하를 90일 동안 추가 연장하면서 협상을 진행해왔다.


관세 추가 유예가 종료되는 오는 11월10일을 앞두고 미국 협상단은 이번 협상에서 관세인하를 한번 더 연장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는 취재진을 만나 ”추가 행동(연장)을 고려하는 데 열려 있다“며 ”만약 대화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계속되고 미국이 희토류를 이전보다 훨씬 더 잘 받으면 그렇게 하겠지만 이와 관련해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왼쪽) 미국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가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중국과 무역 협상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베선트 장관은 ”이번 협상에서 중국과 자금세탁 방지 협력도 논의했다"며 "중국 내 자금 세탁 조직이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자금까지 세탁하면서 미국과 중국 양국 정부에 피해를 주고 있고 중국도 미국과 협력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당국이 엔비디아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에 대해 추가 조사를 한다고 이날 발표한 것에 대해 “우리는 엔비디아 조사의 부적절한 타이밍에 대해 논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과 관련해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언급됐지만 중점 의제는 아니었다”며 "한달 뒤쯤 중국과 다음 협상을 할 때의 의제는 무역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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