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예선 통과가 목표” K리그, 이상과 현실의 괴리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5.09.05 16:07  수정 2025.09.05 16:07

K리그 4룡 사령탑, ACL보단 리그 집중 의지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 K리그, 최근 아시아무대서 고전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 규정 풀 경우 국내 선수 입지 약화 우려

ACL에 나서는 K리그 4개 구단 감독들. ⓒ 한국프로축구연맹

확실히 K리그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새롭게 시작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를 앞두고 K리그를 대표해 대회에 나서는 울산 HD·포항 스틸러스·FC서울·강원FC 사령탑들은 이구동성 조 예선 통과가 목표라고 다소 소박한(?) 목표를 밝혔다.


K리그와 ACL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리그에 좀 더 집중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는데 이는 현실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울산 HD 신태용 감독은 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5-26 ACL 참가 K리그 4개팀 미디어데이’서 “직전까지 리그 3연패를 한 팀으로서, 상위 스플릿에 가기 전까지는 모든 초점을 오직 리그에 두겠다”고 밝혔다.


강원FC의 정경호 감독도 “ACL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희는 리그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FC서울 김기동 감독은 “리그랑 병행하기에 어려움도 있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리그를 대표하는 사령탑들이 우승이 아닌 조 예선 통과라는 현실적인 목표를 잡은 데에는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이라는 제도적인 한계와 투자의 차이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AFC가 외국인 선수 제한을 없애면서 중동은 물론 동남아 팀들도 최근 공격적인 투자로 수준급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대회에 나서는 반면 K리그는 ‘외국인 6명 보유, 4명 출전’으로 제한이 있어 경쟁력이 이들에 비해 확연히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실제 K리그는 지난 시즌 ACL 상위 대회인 엘리트(ACLE)에서 ‘시민구단’ 광주FC만이 유일하게 8강 무대를 밟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김기동 감독은 “예전엔 동남아 하면 우리보다 한참 밑으로 봤는데, 이젠 외국인 선수들이 많이 뛴다. 우리가 경기하면서 많은 어려움 있었다”고 내다봤다.


K리그 용병 쿼터 수는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 신태용 울산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신태용 감독은 좀 더 직설적으로 얘기했다.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면, 용병 쿼터 수는 풀어야 한다. 그래야 ACL 나가는 의미가 있다”면서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은 11명이 스페인 국적이다. 사우디는 ACL과 리그 따로 용병이 뛴다. 우린 6명에 4명이다. 리그에선 4명 뛰는 건 오케이인데, ACL 나가는 데 용병 제한은 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K리그도 외국인 선수 제한을 풀 경우 소위 말해 돈 있는 구단과 없는 구단들의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고, 국내 선수들이 설 자리를 잃는다는 점에서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큰 상황이다.


ACL의 상금을 비롯한 대회 규모는 커지고 있는데 섣불리 우승에 도전할 수 없는 환경과 마주한 감독들의 머릿속은 복잡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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