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상반기 해외서 '미소'…동남아 쏠림 리스크는 '숙제'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5.09.04 07:16  수정 2025.09.04 07:16

신한카드 독주 속 KB·롯데 동반 반등

미얀마 불안 변수에 우리카드 실적 주춤

동남아 편중 심화…글로벌 분산 과제로 남아

상반기 국내 주요 카드사들이 해외 법인에서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뤘다.ⓒ데일리안 AI이미지 삽화

상반기 국내 주요 카드사들이 해외 법인에서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뤘다. 신한카드가 순이익을 두 배 가까이 늘리며 성과를 주도했고,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성장 무대가 대부분 동남아시아에 편중돼 있어 특정 지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은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신한·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 등 주요 5개 카드사의 해외법인 합산 순익은 21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7억원 적자에서 큰 폭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곳은 신한카드다. 카자흐스탄 법인 신한파이낸스가 76억원을 벌어들이며 실적을 견인했고, 베트남 신한베트남파이낸스도 39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KB국민카드는 태국·캄보디아 법인 덕분에 40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지난해 손실에서 탈출했다. 롯데카드는 적자만 이어지던 베트남 법인이 올 들어 33억원 흑자로 돌아서며 반등했다.


반면 일부 국가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리카드는 미얀마 법인이 내전 장기화 영향으로 적자로 전환하면서 해외법인 순익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자산 건전성 악화, 하나카드 일본 법인의 영업 개시 지연 등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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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의 해외 성장 무대가 동남아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점은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인도네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태국 등 신흥국 중심으로 편중돼 있어 성장 기반이 특정 지역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또 이들 국가는 경기 둔화·정치 불안·규제 변화 등 외부 변수에도 취약해, 순익은 개선됐지만 장기적 안정성 확보를 위해 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시장 부진 속에 해외 성과가 의미 있다는 평가와 함께, 국내 카드사끼리 같은 지역을 두고 경쟁하는 ‘제 살 깎아먹기식 영업’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정 지역 쏠림을 넘어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성과는 동남아 회복세와 충당금 환입 효과가 맞물린 결과”라며 “하지만 특정 지역에 집중된 구조는 불안 요소가 될 수 있어, 북미·유럽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카드사들이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현지 대형 금융사와 비교하면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다변화 없이 동남아에서 국내사끼리 경쟁만 반복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성장 기반이 취약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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