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MR '빅3'와 손잡은 두산에너빌리티, '글로벌 원전 파운드리'로 도약 준비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5.08.26 14:39  수정 2025.08.26 14:51

AWS·엑스-에너지·한수원과 SMR 협력 MOU 체결

페르미 아메리카와 ‘AI 캠퍼스 프로젝트’ 동반 참여

트럼프 행정명령으로 2050년까지 美 원전 4배 확대

주기기 제작 역량 앞세워 글로벌 SMR 시장 선점 모색

두산에너빌리티 홈페이지. 두산에너빌리티 홈페이지 캡처

인공지능(AI) 시대가 촉발한 전력난과 미국 정부의 강력한 원전 확대 정책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원전 파운드리' 두산에너빌리티가 기회를 맞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한 대규모 원전 사업 협력을 연달아 성사시키며 북미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26일 두산에너빌리티에 따르면 회사는 미국 현지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 엑스-에너지, 한국수력원자력과 SMR(소형모듈원자로)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4개사는 SMR의 설계부터 건설, 운영, 투자 등 전방위적인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이며 특히 AWS가 약 7억 달러를 투자하는 5GW 규모의 SMR 상용화 과정에서 힘을 모은다. 이는 엑스-에너지의 80메가와트(MW)급 SMR 64기에 해당하며 2039년까지 AWS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한,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에너지 개발사업자인 페르미 아메리카와도 원전 및 SMR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양사는 페르미 아메리카가 텍사스주에 추진 중인 'AI 캠퍼스 프로젝트'에 필요한 대형 원전과 SMR 관련 포괄적 협력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대형 원전 4기와 SMR 등을 결합해 최대 11기가와트(GW) 규모의 독립형 전력 인프라와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연이은 협약을 통해 미국 원전 및 SMR 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하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AI 시대, 커지는 '원전 파이'…'글로벌 파운드리'로 시장 선점


이번 협약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는 미국 시장의 흐름에 맞춰 두산에너빌리티가 선제적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중요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원전 설비용량을 현재 약 100GW에서 2050년까지 4배 수준인 400GW로 확대하는 행정명령에 사인했다. 이는 미국 내 원자력 산업을 4배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은 것으로, 향후 수십 년간 원전 관련 기술 개발과 신규 발주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시장을 주도하는 뉴스케일, 엑스-에너지, 테라파워 등 3대 SMR 사업자와 모두 SMR 주요기기 공급을 위한 협력 관계를 맺은 사실상 유일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단순 EPC(설계·조달·시공)나 발전사 역할에 국한된 국내 경쟁사들과 달리,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를 비롯한 핵심 주기기를 직접 제작·공급할 수 있는 제조 역량을 갖춘 점이 가장 큰 차별화 요인이다. SMR은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로 전 세계적으로 주기기를 제작할 수 있는 기업은 손에 꼽히며 국내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원전부터 이어온 공급 실적과 제작 능력을 인정받아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보한 점이 향후 북미 시장을 비롯한 원전 확대 정책에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양국 정부의 관심과 지원 속에, SMR 사업화 속도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협약이 양국 에너지 산업 협력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두산의 검증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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