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새 몰아친 中 로청… 엔비디아 기술까지 녹여 '새판 짜기'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08.21 13:52  수정 2025.08.21 13:53

20일 모바 이어 21일 드리미도 신제품 출시 간담회

엔비디아 RL 기반 AI로 장애물 회피 강화한 제품 선봬

'스마트 라이프' 구호 속 앱 전략은 구축은 여전한 과제

드리미 'Aqua10 Ultra Roller' 신제품이 장애물을 회피하는 모습. ⓒ임채현 기자

"로봇 이즈 드리미(ROBOT IS DREAME). 저희의 자신감을 나타내는 슬로건입니다."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들의 국내 공세가 거세다. 지난 20일 모바가 신제품을 내놓은 데 이어, 21일에는 드리미 테크놀로지(Dreame Technology)가 '2025 드리미 신제품 런칭쇼'를 열고 한국 시장 전략을 본격화했다. 최근 이들 기업은 공통적으로 로봇청소기를 넘어 다양한 가전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겉으로는 ‘종합 가전사’ 도약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스마트 플랫폼 장악을 노리는 전략적 의도가 자리한다.


이날 드리미는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Matrix10 Ultra'와 'Aqua10 Ultra Roller' 등 차세대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모델을 공개했다. 아울러 롤러가 탑재된 신형 물걸레 전용 청소기들과 음식물 처리기 등의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도 강조했다. 이번 드리미의 컨셉은 "한국 시장의 게임 체인저"다.


신제품은 모두 '소비자 맞춤형 청소 경험'을 강조하며 기타 중국 브랜드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Matrix10 Ultra'는 업계 최초 3종 걸레 자동 교체 기능을 탑재했다. 거실·주방·욕실 등 공간에 따라 전용 걸레를 자동 교체하는 형식이다. 특히 욕실 청소를 위한 물 흡수 전용 걸레, 주방 기름때 전용 걸레 등 특화 패드가 포함돼 로봇청소기의 활용 범위를 넓혔다. 업계 최고 수준인 3만Pa 흡입력도 구현했다.


함께 공개된 'Aqua10 Ultra Roller'는 12개 노즐을 통한 실시간 물걸레 세척 시스템과 'FluffRoll™' 기술을 적용해 오염 제거 성능을 끌어올렸다. 스핀 방식이 아닌 롤러-스크레이퍼 구조로 오물을 즉시 닦아내는 방식이다. 8cm의 문턱도 거뜬히 넘었다.


특히 이날 시연 현장에서 눈길을 끌었던 점은 바로 로청의 '장애물 회피 능력'이다. 엔비디아의 RL(강화학습) 소프트웨어로 학습한 2대의 HD AI 카메라가 공간을 인식해 1mm 수준의 정밀도로 240개 이상의 물체를 식별하고 회피한다. 드리미 측 관계자는 "엔비디아 RL 기술을 녹인 로봇청소기는 드리미가 최초"라고 설명했다. 메기 다이 드리미 한국·일본·호주 총괄 이사는 "불필요한 스펙 경쟁이 아닌 실질적 혁신을 보일 것"이라고 현장에서 강조했다.


드리미 'Aqua10 Ultra Roller' 신제품이 8cm 문턱을 넘는 모습. ⓒ임채현 기자
中 기업들, 韓 시장 교두보 삼는 배경은

최근 드리미를 비롯한 다양한 중국 로봇청소기 기업들은 한국 시장을 교두보로 삼고 있다. 공통적으로 이들 업체는 "한국 소비자의 수준 높고 세련된 니즈에 부합할 수 있다면 그것이 경쟁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실상 한국 시장의 통과 여부가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로 나아가는 기반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또한 종합 가전사로의 발돋움을 표방하는 중국 업체들 입장에선 삼성전자·LG전자의 안방인 한국 시장을 돌파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기도 하다. 실제로 드리미는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은 물론 한국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설립 8년 만에 독일, 프랑스, 호주, 싱가포르 등 16개국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한국 시장에서는 지난해 4.1% 점유율로 출발했으나 올해 초 12.8%로 세 배 이상 성장했다. 유통 전략도 강화된다. 드리미는 한남동 플래그십 스토어를 비롯해 전국 314개 하이마트 매장, 주요 백화점 팝업스토어에서 직접 비교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A/S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를 감안해 오는 9월부터는 하이마트 매장에서 A/S 접수도 가능하다.


드리미가 21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Matrix10 Ultra'와 'Aqua10 Ultra Roller' 등 차세대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공개한 가운데 공기청정기와 음식물 처리기, 물걸레 청소기 등을 함께 선보였다.ⓒ임채현 기자

드리미는 음식물 처리기, 건식 청소기, 헤어드라이어 등 신가전 라인업을 확대하며 단순한 로봇청소기 브랜드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생태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내년 한국 시장 성장 목표는 무려 200%다. 이는 최근 중국의 기타 로봇청소기 브랜드와 공통된 행보다.


다만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스마트 라이프' 구호를 내세운 드리미의 독자적 앱 전략에 대한 질문이 나왔지만 뚜렷한 답변은 없었다. 업계 전반적으로 기기 자체 기능 혁신에는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스마트홈 플랫폼이나 앱·서비스 생태계 구축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는 점을 드러낸 셈이다. 메기 다이 이사는 "앞으로도 한국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반영한 제품을 지속 선보이며 시장 내 존재감을 확실히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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