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6년 만에 만났다…‘우크라戰 휴전’ 논의 시작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8.16 06:53  수정 2025.08.16 08:04

트럼프, 활주로에서 푸틴 항해 손뼉 치며 영접

美국무·중동특사, 러시아 외무·외교보좌관 배석

모두 발언 없이 회담…"잘 안되면 집에 갈 것"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앵커리지 엘멘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회담을 하기에 앞서 공항에서 열린 환영 행사 도중 악수를 하고 있다. ⓒ 타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미·러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목표로 하는 이번 회담은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두 나라 정상이 처음 대면하는 자리다.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미 알래스카주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이날 오후 3시30분(미 동부시간·알래스카 현지시간 오전 11시30분)쯤 마주 앉았다.


회담에 앞서 두 정상은 시차를 두고 합동기지에 전용기편으로 각각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 전용기(에어포스원)는 이날 오후 2시20분(알래스카 현지시간 오전 10시20분)께 착륙했고, 푸틴 대통령이 탄 전용기 역시 이보다 30여분 뒤 합동기지에 도착했다.


푸틴 대통령의 전용기가 미국 영공에 접어들자 미국 스텔스 전투기 4대가 이를 호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보다 조금 일찍 전용기에서 내린 뒤 활주로에 깔린 붉은색 카펫 위에서 기다리다 푸틴 대통령이 다가오자 손뼉을 치며 직접 맞이했다.


두 정상은 서로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이후 두 정상은 ‘2025 ALASKA’라고 쓰인 연단에 올라 별다른 공개 발언없이 30여초간 포즈를 취했다. 이들은 카펫을 걸어오는 동안, 또 연단에 올랐을 때 서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이후 검은색 리무진 승용차에 함께 탑승해 활주로를 빠져나가 회담장으로 향했다.


두 정상은 회담장에 도착한 뒤 이날 회담의 민감성을 감안한 듯 모두발언 공개없이 곧바로 회담에 들어갔다. 당초 이날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1대1 회담 후 다른 참모들이 함께하는 오찬을 겸한 확대회담으로 할 계획이었지만, 1대1 회담은 3대3 회담으로 변경됐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에 따르면 3대3 회담에 미국측에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배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오찬을 겸한 확대 회담에는 이들에 더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함께할 예정이다.


러시아 측에서는 3대3 회담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유리 우샤포크 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4년째로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휴전이 성사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함께하는 3자 회담 혹은 일부 유럽 정상까지 참여하는 다자 회담을 통해 ‘종전’ 협상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정상이 얼굴을 마주한 것은 이번이 7번째이자 지난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 만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서는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을 찾은 것은 2015년 뉴욕 유엔 총회 이후 10년 만이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국가 방문도 최초다.



15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기념촬영을 취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알래스카로 가는 전용기 안에서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회담이) 매우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만약 잘되지 않는다면 나는 집으로 매우 빨리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기내에서 회담 성공 전망에 대한 질문에 “말할 수 없고, 모르겠다”며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만 답했다. 그러면서 “나는 휴전이 빨리 되는 것을 보고 싶고, (휴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우크라이나에서) 살육이 중단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는 “미·러 정상회담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제재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며 “이번 회담이 (푸틴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두 번째 회담을 마련할 것이고 성공적이지 않을 가능성은 25%”라고 말했다.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해결되지 않는다면 물론”이라며 “경제적인 제재와 인센티브가 모두 매우 강력한 대러 협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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