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무덤 파는 처참한 男…해골 수준의 내 아들" 잔혹한 영상 공개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5.08.04 05:01  수정 2025.08.04 13:33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이스라엘 인질의 처참한 모습을 연이어 공개하고 있다. 영상 속에서 포로는 "내가 묻힐 무덤을 파고 있다"고 말한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공개한 선전 영상 일부.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간 에비아타르 다비드(24)가 지하 땅굴에서 삽을 들고 있다. 2025.8.3 ⓒ 텔레그램

2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영상 속 인질은 2023년 10월7일 하마스 기습 당일 노바 뮤직 페스티벌에서 납치된 에비아타르 다비드(24)이다.


다비드는 갈비뼈가 드러난 처참한 모습으로 가자지구 한 지하터널에서 삽질을 한다. 그는 "오늘은 7월 27일, 정오 12시"라며 "오늘은 뭘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난 며칠 동안 아무것도 못 먹었고 물만 마셨다"고 전했다.


이어 "이건 소설이 아니라 실제"라며 "정말 정말, 힘든 상황이 오래도록 지속되고 있다. 내 모습을 보면 얼마나 말랐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 중간에 촬영자로 보이는 인물이 다비드에게 통조림 캔 하나를 건넨다. 다비드는 통조림을 받아들며 "이걸로 이틀 동안 버텨야 한다. 그래야 죽지 않는다"고 알렸다.


ⓒ텔레그램

다비드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호소하기도 한다. 그는 "나는 버려졌다고 느낀다"며 "나의 정부의 총리로서 베냐민 네타냐후 당신은 나와 다른 수감자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다면 이 무덤은 제가 묻힐 곳"이라며 "시간이 얼마 없다. 이 상황을 끝낼 수 있는 사람은 당신들뿐"이라고 인질 협상을 촉구했다.


전날 공개된 이 영상은 하마스가 휴전 협상에서 이스라엘을 압박하려는 심리전의 일환으로 보인다. 다비드 가족은 언론에 영상 일부 공개를 허용했다.


다비드 가족은 "사랑하는 아들이 가자지구 터널 속에서 굶어 죽어가는 모습을 목격해야 했다"며 "살아 있는 해골처럼, 산 채로 묻혀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하마스는 우리 아들을 굶주림 선전의 실험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하마스는 인질과 가자 주민 모두에게 한도 끝도 없는 고통을 안기고 있다"고 절규했다.


그러면서 "이런 잔혹함에 침묵하거나 눈을 감아서는 안 된다"며 국가와 국제사회에 즉각적 대응을 요청했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하마스 연계 무장조직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가 인질 롬 브라슬라브스키(21)의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독일·이스라엘 이중국적인 그는 영상에서 가자지구 기아 위기에 대한 뉴스를 보다가 이스라엘 정부에 석방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린다.


다비드와 브라슬라브스키는 2023년 10월7일 이스라엘을 기습 침공한 하마스에 끌려간 인질 251명 중 일부다. 하마스의 통제 아래 있는 인질 55명 중 생존자는 20명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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