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K8 LPG 모델 시승기
부족하지 않은 가속감, 중후해진 얼굴, 쾌적한 실내
대세는 하이브리드?… 5년 경제성 158만원 차이
준대형 세단에 따라붙던 낮은 연비 문제가 최근 하이브리드라는 선택지로 해결되는 모습이지만, 가솔린 모델 대비 500만원 이상 비싼 가격은 여전히 부담이다. 하이브리드 인기에 존재감이 흐려졌지만, 경제성으론 뒤지지 않는 LPG(액화석유가스) 모델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다.
현대차 그랜저와 함께 국내 대표 준대형 세단으로 꼽히는 기아 K8 LPG 모델을 직접 시승해보고, 가솔린 및 하이브리드 모델과 경제성을 비교해봤다. 시승 모델은 K8 3.5 LPG 프레스티지 트림으로, 가격은 3782만원이다.
LPG 모델의 장점은 역시 디자인에서부터 온다. 가솔린 모델 대비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내외관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 특히나 가격대가 꽤 높은 준대형 세단급이라면 디자인에서부터 느껴지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지난해 풀체인지(완전변경)급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가 이뤄지면서 호불호없이 깔끔해진 외관은 만족도를 더욱 높이는 요소다. 기존 젊은 감성을 더했던 얼굴이 사라지고, 두툼한 보닛과 직선을 살린 디자인이들이 준대형 세단으로서의 고급감을 더해준다. 현대차 그랜저나 제네시스 G80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존재감이다.
광활한 내부에서 오는 만족감도 그대로다. LPG 모델은 가솔린 모델 대비 옵션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뒤따르지만, 주요 편의·안전 사양은 빠짐없이 챙겼다.
연결성이 높아진 기아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cNC'가 적용됐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도 가능하다. 지능형 헤드램프부터 정전식 센서 기반의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 기존 토크 제어 방식에서 조향각 제어 방식으로 변경한 '차로 유지 보조 2' 등이 그대로 적용됐다.
전방 카메라로 인식한 노면 정보와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를 활용해 쇽업소버 감쇠력을 제어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고속도로 주행보조와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 주행 중 차량 속도가 변화할 때 서스펜션을 최적의 상태로 제어하는 '고속도로 바디 모션 제어'도 장착됐다.
풀옵션이 아니면 싫다는 취향을 가졌다면 적합하지 않지만, 어떤 차를 사더라도 필요한 옵션만 선택하는 이들에겐 조금도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LPG 모델의 한계처럼 여겨지는 달리기 실력은 어떨까. K8 LPG는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32.0Kg.m의 성능을 갖췄다.
K8 LPG는 예상외로 가솔린 모델 만큼이나 시원시원하고 경쾌하게 달려낸다. 오히려 가솔린 모델보다 초반 가속에선 부드럽고 이질적이지 않아 주행 시 편안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3.5 가솔린 보다야 답답할 수 있겠지만, 2.5 가솔린과 비교하면 주행감 면에서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LPG 모델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경제성은 단연 압도적이다. 7월 넷째 주 전국 평균 LPG의 연료단가는 1052원으로, 휘발유 1667원의 70% 수준이다. 차량을 구매할 때 오는 가성비는 물론 차량을 소유하고 난 이후에도 꾸준히 만족감을 높여주는 요소다.
차량 연비까지 감안해도 LPG 모델은 연간 유류비를 동급 가솔린 모델 대비 약 35만원 가량 절감할 수 있다. 특히 고연비의 하이브리드 모델과 5년간 경제성을 비교해보면 약 158만원 절약이 가능하다.
실제 300km에 달하는 시승을 마치고 확인한 연비는 9.6km/L. 복합연비가 7.8km/L임을 감안하면 훌륭한 수치다.
하이브리드차 못지 않게 친환경에 보탬이 된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LPG차는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고, 2차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인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현저하게 적은 친환경차다. 유종별 질소산화물 배출량 비교 시험 결과, LPG차의 배출량은 0.006g/km로 경유차의 질소산화물 배출량 0.560g/km 대비 9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배출가스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차량 연료별 환경피해비용'을 살펴보면 경유가 리터당 1126원, 휘발유는 601원인 데 반해 LPG는 246원으로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해외에서도 친환경차로 부각되며 시장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72개국에서 운행 중인 LPG 모델은 2742만대에 달한다. 특히 유럽은 LPG를 지구온난화 대응을 위한 친환경 대체 연료로 장려하고 있어 세계 LPG차의 71%가 유럽에서 운행 중이다.
시승을 마치고 나니, 기술 발전 등으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신차 시장에서 LPG모델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특히 준대형급의 고급 차량을 원하지만, 높아진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에게는 더더욱 고마운 존재가 아닐까. 주유소 만큼은 아니더라도 전국 2000여곳에 달하는 충전소는 전기차 전환 시대에서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타깃
-경제성으로 포장된 하이브리드의 몸값, 부담된다면
▲주의할 점
-경제성으로 눈 감는 아쉬운 옵션과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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